칼럼/민사
월 변제금, 소득만으로 정해지지 않는 이유
박종진 파트너 변호사2026.01.01같은 회사, 같은 연봉인 두 사람이 개인회생을 신청했는데 월 변제금이 꽤 다르게 나오는 일이 있습니다. 이상해 보이지만 법의 구조를 알면 자연스러운 결과입니다. 변제금은 서로 다른 두 기준을 함께 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 기준, 가용소득
법은 소득에서 소득세·건강보험료 같은 공과금과 생계비, 영업소득자라면 영업을 이어 가는 데 드는 비용을 뺀 나머지를 가용소득이라고 부릅니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79조 제4호). 이 금액을 변제기간 동안 내는 것이 기본 틀입니다.
생계비는 법원이 정합니다. 서울회생법원은 신청 당시 기준 중위소득의 100분의 60을 출발점으로 삼습니다(실무준칙 제405호). 2026년 기준 중위소득이 1인 가구 월 2,564,238원, 4인 가구 월 6,494,738원이니 그 100분의 60은 1인 약 154만 원, 4인 약 390만 원입니다. 월세나 계속 나가는 의료비, 미성년 자녀 교육비는 자료를 갖추면 더 인정받을 여지가 있고, 배우자에게 소득이 있으면 자녀 몫을 나눠 부담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기준, 청산가치
다른 하나는 총변제액이 지금 채무자가 파산했을 때 채권자들이 배당받을 총액보다 적지 않아야 한다는 요건입니다(제614조 제1항 제4호). 임차보증금, 자동차, 보험 해약환급금, 예금처럼 처분하면 돈이 되는 재산이 많으면 가용소득으로 계산한 총액이 이 선에 못 미칠 수 있습니다. 그때는 월 변제금이 오르거나 기간이 길어집니다.
평가 기준일은 신청일이 아니라 인가결정일입니다(같은 호). 신청 뒤 몇 달 사이에 차 시세가 떨어지거나 보증금이 바뀌면 숫자도 달라집니다. 보험은 지금 해약하면 돌려받을 환급금이, 퇴직금은 지금 퇴직한다고 가정한 예상액이 출발점이 되므로 회사에 퇴직금 예상액을 확인해 두면 계산이 빨라집니다.
재산을 팔라는 뜻은 아닙니다. 재산은 그대로 두고 그 가치만큼 더 갚는 구조입니다. 압류할 수 없는 재산과 면제재산은 빼고, 담보가 잡힌 재산은 담보 채무를 뺀 나머지를 봅니다. 서울회생법원은 배우자 명의 재산을 원칙적으로 넣지 않지만, 실제로는 채무자가 대가를 낸 명의신탁재산이거나 배우자에게 넘긴 행위가 부인 대상이면 달리 봅니다(실무준칙 제406호).
이의가 들어오면 붙는 기준
채권자나 회생위원이 이의를 진술하면 가용소득 전부를 변제에 제공해야 하고 최저변제액도 지켜야 합니다(제614조 제2항). 채권 총액이 5천만 원 미만이면 그 100분의 5, 5천만 원 이상이면 100분의 3에 100만 원을 더한 금액 이상이어야 하고, 이 기준은 3천만 원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적용됩니다.
그래서 변제금 계산은 급여명세서 한 장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부양가족 자료, 재산 목록, 채권 구성을 함께 놓고 세 기준을 모두 넘는 금액을 찾아야 3년을 버틸 계획이 나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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