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형사
구속 기간은 생각보다 짧습니다
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9.16영장이 발부되면 가족은 긴 싸움이 시작됐다고 느낍니다. 안에 있는 사람은 하루가 일주일처럼 길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수사 단계의 구속 기간은 법에 짧게 묶여 있습니다. 그 짧음이 수사기관에게도, 피의자 쪽에게도 압박이 됩니다.
경찰 10일, 검사 10일
경찰은 피의자를 구속한 때부터 10일 안에 검사에게 넘기지 않으면 석방해야 하고(형사소송법 제202조), 검사는 넘겨받은 때부터 10일 안에 공소를 제기하지 않으면 석방해야 합니다(제203조). 보완수사요구 등이 필요하면 판사의 허가를 받아 한 번, 10일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늘릴 수 있습니다(제205조).
영장실질심사 때 서류가 법원에 가 있던 기간이나 구속적부심사 기간은 이 구속 기간에 들어가지 않습니다(제201조의2 제7항, 제214조의2 제13항). 그래서 달력으로 센 날짜와 실제 만료일이 며칠씩 어긋날 수 있습니다. 구속 사건을 맡으면 첫 접견에서 이 만료일부터 계산해 둡니다.
짧다는 것이 뜻하는 것
수사기관은 이 기간 안에 조사를 몰아서 합니다. 구속된 사람은 짧은 간격으로 여러 번 불려 나가고, 지친 상태에서 같은 질문을 받습니다. 불구속 사건이라면 몇 달에 걸쳐 할 일이 열흘 남짓한 기간에 압축되는 셈입니다.
구속 중 조사에도 변호인이 동석할 수 있습니다. 조사 사이사이 접견으로 진술 방향을 다시 맞추고, 앞선 조사에서 흔들렸던 대목을 확인하는 일이 이 시기에 가장 중요합니다. 조사 횟수가 늘수록 앞선 진술과 어긋나는 대목이 생기기 쉬우니, 매번 무엇을 물었고 어떻게 답했는지 접견에서 다시 맞춰 봅니다. 안에 있는 사람은 바깥 사정을 모르니, 가족이 모은 자료와 합의 진행 상황을 접견에서 전하는 것도 변호인의 몫입니다.
의견서와 합의도 시계에 맞춥니다
기소 여부가 정해지기 전에 들어온 합의서와 정해진 뒤에 들어온 합의서는 쓰임이 다릅니다. 앞의 것은 기소할지 말지를 정하는 데 반영되고, 뒤의 것은 재판에서 형을 정하는 데 반영됩니다. 구속 사건에서 합의를 서두르게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합의나 피해 회복처럼 영장 발부 뒤에 새로 생긴 사정이 있다면 구속적부심사도 이 기간 안에 검토합니다. 기소된 뒤라면 보석으로 넘어가야 하므로, 어느 절차를 쓸지도 날짜에 따라 갈립니다.
기소되면 시계가 바뀝니다
기소된 뒤에는 법원의 구속 기간이 적용됩니다. 기본 2개월이고, 계속 구속할 필요가 있으면 심급마다 2개월씩 갱신할 수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92조). 이때부터는 보석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구속 사건의 준비는 결국 날짜를 거꾸로 세는 일입니다. 만료일에서부터 조사, 의견서, 합의, 적부심을 언제 할지 역산해 두면 가족도 무엇을 언제까지 준비해야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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