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민사
하도급 분쟁, 조정과 신고와 소송 가운데 무엇부터 할까
박종진 파트너 변호사2026.02.19하도급대금을 못 받은 대표님들이 상담에서 가장 먼저 묻는 것은 공정위에 신고하면 되느냐입니다. 신고는 분명 효과가 있는 수단이지만, 신고만으로 통장에 돈이 들어오지는 않습니다. 세 가지 길은 목적이 서로 달라서 무엇을 원하는지부터 정해야 순서가 나옵니다.
세 길의 성격
- 공정거래위원회 신고: 원청의 법 위반을 조사해 시정명령이나 과징금을 부과하는 절차로, 돈을 받아 주는 판결 같은 효력은 없음
- 하도급분쟁조정협의회 조정: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두는 조정 절차로, 비용 부담이 적고 합의로 끝낼 수 있음
- 지급명령·소송·가압류: 강제집행할 수 있는 권리를 만들고 재산을 묶어 두는 절차
원청이 지급할 능력은 있는데 버티고 있다면 조정이나 신고가 협상의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공정위 조사 과정에서 원청이 스스로 지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반대로 원청의 자금 사정이 나빠 보인다면 조정을 기다리는 동안 재산이 사라질 수 있으니 가압류와 소송을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조정은 상대방이 응해야 성립합니다. 원청이 기일에 나오지 않거나 조정안을 거부하면 그동안의 시간은 그대로 지나갑니다. 그래서 회수가 급한 사건이라면 조정을 신청하면서 가압류를 함께 해 두고, 조정이 성립하지 않으면 바로 소송으로 넘어갈 수 있게 소장 초안까지 준비해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거래를 계속해야 하는 경우
많은 하도급업체가 다음 공사 때문에 청구를 망설입니다. 하도급법은 신고나 조정 신청을 이유로 수주 기회를 제한하거나 거래를 끊는 보복을 금지하고(제19조), 이를 어기면 손해의 3배 이내 배상 대상이 됩니다(제35조 제2항). 그래도 현실의 부담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어서, 자료부터 확보해 두고 청구 시점을 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도 시효는 따로 관리해야 합니다. 하도급대금도 공사에 관한 채권이어서 3년 시효가 적용되고(민법 제163조 제3호), 조정이나 신고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만으로 시효가 멈춰 있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만료일이 가까우면 소송이나 가압류로 시효부터 지킵니다.
건설분쟁 조정위원회는 하도급 사건에 맞지 않습니다
국토교통부 건설분쟁 조정위원회를 떠올리는 분도 있지만, 하도급법이 적용되는 사항은 그 조정 대상에서 빠집니다(건설산업기본법 제69조 제3항). 하도급 분쟁이라면 하도급분쟁조정협의회를 쓰는 것이 맞습니다. 다만 하도급법은 원청과 하청의 회사 규모 같은 요건을 갖춘 거래에만 적용되니, 요건이 맞지 않는다면 건설산업기본법과 계약서를 기준으로 절차를 다시 고릅니다.
어느 절차로 가든 조정 과정에서 모은 자료는 소송에서도 그대로 쓰입니다. 첫 단계부터 계약서, 기성 확인서, 세금계산서, 감액 요구가 담긴 문자를 소송에 낼 수 있는 형태로 정리해 두면 나중에 시간을 크게 아낄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민사 칼럼 더 보기
민사
지역주택조합 30일 청약 철회, 우리 조합에도 적용될까
가입비를 예치한 날부터 30일 안에는 위약금 없이 청약을 철회할 수 있지만, 2020. 12. 11. 이후 처음 조합원 모집 신고를 한 사업에만 적용됩니다. 그 뒤의 탈퇴와 계약 취소를 비교합니다.
강현우 파트너 변호사2026.10.04민사
팀장이 연락을 끊었을 때, 건설현장 일당은 누가 책임지나
건설업 등록이 없는 하수급인이 임금을 못 주면 직상수급인이 연대책임을 지고, 집행권원이 있으면 원수급인에게 직접 지급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10월 8일부터 바뀌는 벌칙 조문도 함께 짚습니다.
박종진 파트너 변호사2026.10.01민사
아파트 하자 담보책임기간이 지났다면 정말 끝일까
집합건물법의 담보책임기간은 권리를 행사해야 하는 기간으로, 공동주택관리법의 기간은 그 안에 생긴 하자에 책임을 묻는 기간으로 읽은 판결이 있습니다. 두 법의 차이와 안전한 대응을 정리합니다.
박종진 파트너 변호사2026.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