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민사

철근값만 크게 올랐을 때, 단품 조정과 조정 배제 특약

박종진박종진 파트너 변호사2026.02.02

자재값 파동이 올 때마다 현장의 고민은 비슷합니다. 전체 공사비로 보면 물가 상승폭이 크지 않은데, 철근이나 레미콘처럼 비중 큰 자재 하나가 급등해 적자가 나는 상황입니다. 이럴 때 쓸 수 있는 장치가 국가계약법령에 따로 마련돼 있습니다.

일반 요건은 90일과 100분의 3

관급공사의 물가변동 조정은 계약일부터 90일 이상 지나고 입찰일 기준 품목조정률이나 지수조정률이 100분의 3 이상 증감했을 때 합니다. 한 번 조정하면 조정기준일부터 90일 안에는 다시 조정하지 못합니다(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64조 제1항). 천재지변이나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조정하지 않으면 이행이 곤란한 경우에는 90일 안에도 조정할 수 있습니다(같은 조 제5항).

단품 조정은 1천분의 5와 100분의 15

전체 등락률이 요건에 못 미쳐도, 공사비의 1천분의 5를 넘는 특정 규격 자재의 가격이 입찰일 기준 100분의 15 이상 증감했다면 그 자재만 따로 조정합니다(같은 조 제6항). 현장에서 단품 슬라이딩이라고 부르는 방식입니다. 산출내역서에서 해당 자재 금액을 분리해야 하므로 일위대가와 단가산출서, 실제 구매 세금계산서를 함께 정리합니다.

신청은 준공대가를 받기 전에 해야 합니다(공사계약일반조건 제22조 제3항). 조정 대상은 조정기준일 이후에 이행될 부분이라, 신청이 늦을수록 대상 금액이 줄어든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선금을 받은 현장이라면 증가액에서 선금 해당분을 공제하는 계산도 들어갑니다.

장기계속공사라면 1차 계약 체결일과 총공사금액을 기준으로 요건을 봅니다. 차수가 바뀔 때마다 기준일을 새로 잡는 것으로 오해하기 쉬우니 계약 구조부터 확인하세요.

조정하지 않는다는 특약이 있다면

관급공사 계약에 물가변동 조정을 하지 않는다는 특약이 있어도, 법령상 계약상대자의 계약상 이익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특약은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국가계약법 제5조 제3항, 제4항). 민간공사라면 건설산업기본법 제22조 제5항이 근거가 됩니다. 계약 뒤 경제상황 변동에 따른 계약금액 변경을 상당한 이유 없이 인정하지 않는 부분은 현저히 불공정한 경우 무효입니다.

다만 쌍방이 가격 변동 위험을 알고 그 대가를 반영해 합의했다면 특약이 그대로 인정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계약 당시 협상 경위와 실제 가격 변동 폭이 함께 다퉈집니다. 특약이 있는 계약이라도 가격 자료를 붙여 서면으로 증액을 요청해 두어야 나중에 할 말이 생깁니다.

하도급업체라면 원청이 발주자에게서 받은 조정분이 하도급대금에 30일 안에 반영됐는지 확인하고(하도급법 제16조 제3항), 그와 별개로 공급원가가 오른 만큼 원청에 조정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원청은 신청을 받은 날부터 10일 안에 협의를 시작해야 합니다(같은 법 제16조의2). 협의 요청과 원청의 답변은 모두 문서로 남겨 두세요.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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