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민사

수용재결서를 받았다면, 30일과 90일 사이에서 고를 일

박종진박종진 파트너 변호사2026.05.07

등기우편으로 온 수용재결서를 받고 나면 시계가 빨라집니다. 금액이 협의 때와 거의 같아 실망스럽더라도, 다음 걸음을 어디로 내디딜지 정할 시간은 길지 않습니다. 재결서를 받은 날짜를 달력에 적는 것부터 시작하세요.

두 갈래 길

재결에 이의가 있으면 재결서 정본을 받은 날부터 30일 안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지방토지수용위원회의 재결이라면 그 위원회를 거쳐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 신청합니다(토지보상법 제83조). 이의신청을 거치지 않고 재결서를 받은 날부터 90일 안에 바로 행정소송을 낼 수도 있고, 이의신청을 했다면 이의재결서를 받은 날부터 60일 안에 소송을 냅니다(같은 법 제85조 제1항).

이의신청은 비용 부담이 적고 다시 감정평가를 받을 기회가 됩니다. 소송은 시간이 걸리지만 법원 감정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 나은지는 앞선 평가에서 찾은 잘못의 종류와 금액 차이를 보고 정합니다.

소송으로 가면 법원이 지정한 감정인이 다시 평가합니다. 이때 감정 사항을 어떻게 신청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비교표준지 선정이나 이용 상황 판단처럼 앞선 평가에서 문제 삼을 부분을 구체적으로 적어 내야 합니다. 앞선 두 번의 평가서를 나란히 놓고 차이가 난 항목을 표로 만들어 두면 감정인에게 낼 의견서의 뼈대가 됩니다.

받은 날을 정확히 모르겠다면 등기우편 수령 기록이나 우체국 배달 조회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날짜가 애매하면 가장 이른 날을 기준으로 기한을 잡으세요.

소송의 상대방은 사업시행자

보상금 액수만 다투는 소송은 토지수용위원회가 아니라 사업시행자를 피고로 합니다(같은 법 제85조 제2항). 수용 자체가 위법하다며 재결 취소를 구하는 소송과는 성격이 달라, 무엇을 다툴지 먼저 정해야 소장의 방향이 잡힙니다. 보상금을 줄여 달라는 사업시행자의 소송이라면 거꾸로 토지소유자가 피고가 됩니다.

다투는 동안에도 수용은 진행됩니다

이의신청이나 소송을 해도 사업 진행과 토지의 수용은 멈추지 않습니다(같은 법 제88조). 수용 개시일까지 토지를 넘겨야 하고, 사업시행자는 보상금을 공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공탁금을 찾을 때는 이의를 유보한다는 뜻을 서면으로 밝힐 것
  • 땅 일부만 수용돼 남은 땅을 쓰기 어렵다면 잔여지 매수·수용 청구를 함께 검토할 것(같은 법 제74조)
  • 영업손실, 주거이전비, 이사비 대상인지 따로 확인할 것

아무 이의 없이 공탁금을 찾으면 재결을 받아들인 것으로 볼 여지가 생깁니다. 생활 자금이 급하더라도 수령 방식 하나로 다툼의 길이 막히지 않도록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재결서와 함께 온 감정평가서 요지, 공탁 통지서, 수용 개시일 안내문은 한 묶음으로 보관하세요. 이 서류들의 날짜가 이후 모든 기한의 기준이 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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