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민사

수용 보상금이 시세보다 낮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한 이유

박종진박종진 파트너 변호사2026.05.21

보상 협의 요청서를 받은 분들이 가장 먼저 하는 말은 옆 땅은 이보다 훨씬 비싸게 팔렸다는 것입니다. 마음은 이해되지만 보상금 다툼에서 이 말은 생각보다 힘이 약합니다. 보상금을 정하는 기준 자체가 시세와 다르기 때문입니다.

보상금은 공시지가에서 출발합니다

협의나 재결로 취득하는 토지는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보상하되, 그 토지의 이용계획, 해당 사업의 영향을 받지 않는 지역의 지가변동률, 생산자물가상승률, 위치·형상·환경·이용 상황을 고려한 적정가격으로 정합니다(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70조 제1항). 일시적인 이용 상황이나 소유자의 주관적 가치는 고려하지 않습니다(같은 조 제2항).

주변 거래 사례가 높게 나온 이유가 바로 그 공익사업 소식 때문이라면 오히려 반영되지 않는 부분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증액 주장은 평가 과정의 구체적인 잘못을 짚는 방식으로 해야 힘을 얻습니다.

평가서에서 확인할 것

  • 비교표준지가 용도지역과 이용 상황이 비슷한 땅으로 골라졌는지
  • 현실 이용 상황을 잘못 본 것은 아닌지
  • 개별요인 보정이 지나치게 낮지 않은지
  • 지장물, 수목, 영업손실이 빠지지 않았는지

이런 잘못은 협의 단계의 평가 내역을 받아 봐야 찾을 수 있습니다. 감정평가 결과 요지만 받았다면 상세 내역을 요청해 두세요. 실제로 대지처럼 쓰던 땅이 서류상 지목대로 평가됐거나, 창고 안 설비가 물건조서에서 빠진 경우처럼 평가의 출발점이 틀린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조서 열람과 감정평가법인 추천

보상계획이 공고되면 토지조서와 물건조서를 14일 이상 열람할 수 있고, 이의가 있으면 열람 기간 안에 서면으로 제기합니다(같은 법 제15조). 면적, 지목, 지장물 수량이 빠졌다면 이때 바로잡아야 이후 평가에 반영됩니다. 토지소유자는 감정평가법인등 1인을 추천할 수도 있고, 사업시행자는 추천된 법인을 포함해 평가를 맡겨야 합니다(같은 법 제68조 제2항).

현장 사진은 지금 찍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농사를 짓던 모습, 창고와 설비, 영업장 내부처럼 현실 이용 상황을 보여 주는 자료는 사업이 진행되면 다시 만들 수 없습니다.

협의를 거부했다고 보상금이 깎이는 규정은 없습니다. 다만 재결에서도 평가 기준은 크게 달라지지 않으니, 협의에 응할지는 평가서의 잘못을 찾아본 뒤 정해도 늦지 않습니다.

사업인정고시가 난 뒤 협의가 되지 않으면 토지소유자가 사업시행자에게 재결을 신청하라고 서면으로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사업시행자는 청구를 받은 날부터 60일 안에 재결을 신청해야 하고, 이를 넘기면 지연된 기간에 대한 가산금을 보상금에 더해 지급해야 합니다(같은 법 제30조). 협의가 길어지기만 할 때 절차를 앞당기는 방법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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