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민사

입주자대표회의가 보낸 채권양도서, 서명 전에 물어볼 것

강현우강현우 파트너 변호사2026.05.26

어느 날 우편함에 '하자소송 채권양도서 제출 안내'가 꽂혀 있습니다. 인감증명서를 첨부하라는 문구도 보입니다. 내 권리를 왜 넘겨야 하는지, 안 내면 불이익이 있는지 궁금해지는 것이 당연합니다.

왜 양도가 필요한가

하자보수비 상당의 손해배상청구권은 입주자대표회의가 아니라 각 세대 구분소유자에게 있습니다. 그래서 입주자대표회의가 단지 전체를 위해 소송을 하려면 세대별로 채권을 넘겨받고 시공사나 분양자에게 양도 사실을 통지해야 합니다(민법 제450조). 법원은 양도에 참여한 세대 몫만 인정하므로 참여율이 배상 규모를 좌우합니다.

넘길지는 각자 정할 수 있습니다. 다만 넘기지 않으면 우리 세대 몫은 그 소송에서 빠지고, 필요하면 직접 청구해야 하며 기간도 스스로 챙겨야 합니다. 공용부분 하자 몫도 세대별 양도 비율에 따라 줄어들 수 있어, 우리 집 안에 하자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무관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입주자대표회의가 제출 기한을 짧게 잡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소송을 내기 전에 세대별 양도와 통지를 갖춰야 하고, 담보책임기간이 지나기 전에 챙겨야 하는 하자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서두른다는 이유로 질문할 기회까지 건너뛸 필요는 없습니다.

서명 전에 물어볼 것

  • 소송을 맡은 변호사와 보수 약정의 내용
  • 배상금이 들어오면 세대 내부 하자와 공용부분 하자를 어떤 기준으로 나누는지
  • 인감증명서가 어떤 서류에 쓰이는지
  • 소송 도중 합의할 때 세대 의견을 어떻게 묻는지
  • 집을 팔게 되면 양도한 권리와 배상금은 어떻게 되는지

이런 질문에 서면으로 답해 주는 입주자대표회의라면 대체로 준비가 된 곳입니다. 답이 모호하다면 설명회를 열어 달라고 요청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인감증명서는 양도서가 본인 의사로 작성됐다는 것을 보이거나 배상금을 나눌 때 쓰이는 경우가 많으니, 용도를 듣고 내도 늦지 않습니다.

이미 하자를 따로 고친 세대라면

자비로 먼저 고친 하자가 있다면 그 사실과 비용 영수증을 함께 알려 두세요. 판결이나 조정으로 받은 돈을 나눌 때 이미 보수한 부분을 어떻게 정산할지가 문제 되기 때문입니다. 하자보수보증금으로 고친 부분은 이중으로 받을 수 없어 단지 차원에서도 정산표가 필요합니다. 영수증이 없다면 보수 업체의 시공 사진이나 이체 내역으로 대신할 수 있습니다.

보수 조건이 지나치게 높아 보이거나 '참여하지 않으면 불이익'이라는 식의 압박이 있다면 한 번 더 따져 보는 편이 좋습니다. 양도서는 내 재산권을 넘기는 서류인 만큼, 무엇에 동의하는지 알고 서명하셔야 합니다. 서명한 뒤에는 양도서 사본을 받아 보관해 두세요.

세입자로 살고 있다면 안내문을 집주인에게 전달해 주세요. 손해배상청구권은 소유자에게 있어 세입자가 대신 서명할 수 없고, 집주인이 연락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면 입주자대표회의에 그 사정을 알려 두는 편이 좋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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