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민사
현장을 지키는 동안에도 공사대금 시효는 흘러갑니다
박종진 파트너 변호사2026.05.29공사대금 상담에서 가장 안타까운 경우는 받을 돈이 분명한데 시효가 지난 경우입니다. 건축주가 다음 달에 주겠다는 말을 반복하는 사이 시간이 흐르고, 막상 소송을 하려니 3년이 지나 있는 식입니다. 시효는 상대방이 주장해야 판단되지만, 주장하는 순간 대부분 그대로 받아들여집니다.
공사대금은 3년입니다
도급받은 사람, 공사의 설계나 감독에 종사하는 사람의 공사에 관한 채권은 3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합니다(민법 제163조 제3호). 일반 채권의 10년보다 훨씬 짧습니다. 기성금처럼 회차마다 지급기일이 있다면 회차별로 시효가 따로 진행할 수 있어, 가장 이른 기일부터 계산해야 합니다.
지급기일을 따로 정하지 않았다면 공사를 마치고 목적물을 인도한 때부터 계산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준공 후 하자 보수를 하며 잔금 이야기를 미뤄 왔다면 그 기간도 시효는 흐르고 있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유치권은 시효를 멈추지 못합니다
현장을 점유하고 있으니 안심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유치권을 행사하는 동안에도 채권의 소멸시효는 그대로 진행합니다(민법 제326조). 점유로 담보를 붙잡고 있어도 채권 자체가 시효로 사라지면 유치권도 의미를 잃습니다.
대법원은 유치권 확인 소송에서 공사대금채권의 존재가 실질적으로 다퉈졌다면 그 소송에도 시효 중단 효력이 있다고 본 적이 있습니다(대법원 2024. 10. 31. 선고 2024다241152 판결). 그래도 이 판결에 기대기보다 처음부터 공사대금 청구를 함께 내는 편이 안전합니다.
시효를 멈추거나 새로 시작하게 하는 것들
- 내용증명으로 지급을 요구한 뒤 6개월 안에 소송, 지급명령, 가압류 같은 절차를 밟은 경우(민법 제174조)
- 건축주가 다음 달에 주겠다고 하는 등 빚을 인정한 경우(민법 제168조 제3호)
- 소송 제기, 지급명령 신청, 가압류·가처분
내용증명만 보내고 6개월을 넘기면 그 효과는 사라집니다. 반면 건축주가 대금을 인정하는 문자나 녹음은 그때부터 시효를 새로 계산하게 하는 근거가 될 수 있으니 지우지 말고 보관하세요.
지급명령은 비용이 적고 빠르지만 상대방이 이의하면 소송으로 넘어갑니다. 금액이나 공사 범위를 두고 다툼이 예상된다면 처음부터 소송으로 가는 편이 시간을 아낄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신청한 날 시효 중단 효과가 생기니, 시효가 임박했다면 형식을 고민하느라 날짜를 넘기지 않는 것이 우선입니다.
담보를 확보하는 방법도 함께 봅니다. 부동산공사의 수급인은 공사대금을 담보하기 위해 그 건물에 저당권을 설정해 달라고 청구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666조). 점유, 저당권설정청구, 가압류를 함께 놓고 사건에 맞는 조합을 고르는 것이 시효를 지키면서 회수 가능성을 높이는 길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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