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민사
공사대금 3년, 달력에 적어야 할 날짜는 하나가 아닙니다
박종진 파트너 변호사2026.07.25공사대금은 3년이 지나면 시효로 소멸한다는 말은 대부분 알고 계십니다(민법 제163조 제3호). 그런데 그 3년을 언제부터 세느냐고 물으면 준공일이라고 답하는 분이 많습니다. 실제로는 사건마다 기준일이 다르고, 한 현장 안에서도 챙겨야 할 날짜가 여러 개일 수 있습니다.
회차마다 시효가 따로 갈 수 있습니다
대금 지급기일을 약정했다면 그날부터, 약정이 없다면 공사를 마치고 목적물을 넘긴 때부터 계산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기성금처럼 회차마다 지급기일이 정해져 있으면 회차별로 시효가 진행할 수 있습니다. 공사가 몇 년씩 이어진 현장이라면 준공일만 볼 것이 아니라 첫 번째로 밀린 기성금의 지급기일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 각 회차 기성금의 약정 지급기일
- 준공일 또는 목적물을 넘긴 날
- 추가공사를 마친 날
- 상대방이 마지막으로 일부를 갚은 날
- 상대방이 빚을 인정한 문자나 녹음이 남은 날
추가공사비도 공사에 관한 채권이라 원래 공사대금과 마찬가지로 3년 시효가 적용된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추가공사는 원공사보다 먼저 끝나는 경우도 있으니 날짜를 따로 적어 둡니다.
시효를 다시 시작하게 하는 기록
'다음 달에 꼭 주겠다'는 문자나 일부 입금은 상대방이 채무를 인정한 증거가 될 수 있고, 그때부터 3년이 새로 계산될 수 있습니다(민법 제168조 제3호). 독촉 과정에서 오간 메시지를 지우지 말고 날짜별로 모아 두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다만 그런 기록이 승인으로 인정될지는 문구와 경위에 따라 다툼이 생길 수 있으니, 여기에 기대어 시간을 끄는 것은 위험합니다.
반대로 우리 쪽이 보낸 문자도 조심해야 합니다. '나머지는 안 받아도 된다'거나 '그 금액이면 정산 끝'이라는 식의 메시지는 나중에 채권 일부를 포기한 것처럼 읽힐 수 있습니다. 협상 중 메시지는 감정이 실리기 쉬우니 숫자와 날짜 위주로 짧게 보내세요.
내용증명은 6개월짜리 연장입니다
내용증명으로 지급을 요구하면 시효가 멈춘다고 생각하는 분이 많지만, 보낸 뒤 6개월 안에 소송이나 가압류 같은 절차를 밟아야 시효 중단 효력이 생깁니다(민법 제174조). 만료일이 몇 달 남지 않았다면 내용증명을 보낸 날로부터 6개월이 되는 날을 다시 달력에 적어 두세요.
내용증명에는 받을 금액과 근거, 지급 기한을 구체적으로 적습니다. 막연히 공사대금을 달라고만 쓰면 어떤 채권을 행사했는지를 두고 나중에 다툼이 생길 수 있습니다. 회차별로 밀린 금액이 다르다면 회차마다 나눠 적는 편이 좋습니다.
현장을 점유하며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어도 시효는 그대로 흐릅니다(민법 제326조). 현장을 지키고 있으니 괜찮다는 생각으로 청구를 미루다 시효를 넘기는 일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날짜가 여러 개라 헷갈린다면 가장 이른 날을 기준으로 일정을 잡는 것이 안전합니다.
지산은 공사대금 사건을 맡으면 이 날짜들로 기한표를 먼저 만듭니다. 기한표가 있으면 협상을 이어갈지, 바로 소송이나 가압류로 갈지를 날짜에 맞춰 정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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