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민사

첫 변론기일이 10분 만에 끝났다면

강현우강현우 파트너 변호사2026.08.01

첫 변론기일을 다녀온 분들에게서 비슷한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몇 주 동안 준비했는데 법정에서 이름이 불리고 몇 마디 대답하니 끝났다는 것입니다. 하고 싶은 말을 하나도 못 했다며 걱정하시지만, 대부분은 정상적으로 진행된 것입니다. 첫 기일은 재판부가 양쪽 주장을 확인하고 앞으로의 일정을 정하는 자리에 가깝습니다.

민사재판은 서면으로 다툽니다

같은 시간대에 여러 사건이 잡혀 있어 법정 안에서 차례를 기다리게 됩니다. 사건번호와 이름이 불리면 앞으로 나가고, 재판장은 미리 낸 소장과 답변서, 준비서면을 진술하는지 확인합니다. 이어서 쟁점이 무엇인지, 앞으로 어떤 증거를 낼 계획인지 묻고 다음 기일을 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재판부는 기일 전에 서면을 읽고 들어옵니다. 판결의 근거가 되는 것도 결국 기록에 남은 서면과 증거입니다. 그래서 법정에서 길게 설명하려 하기보다 할 말은 미리 준비서면에 담아 내고, 법정에서는 재판장이 묻는 것에 짧고 정확하게 답하는 편이 낫습니다.

꼭 강조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한두 문장으로 정리해 메모로 들고 가세요. 재판장이 더 할 말이 있느냐고 물을 때 그 문장을 읽으면 됩니다.

변호사를 선임했다면 기일에 본인이 반드시 나갈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사건을 직접 겪은 당사자가 법정 분위기를 한 번 보고 싶다면 함께 가도 됩니다. 재판장이 당사자에게 직접 사실관계를 묻는 경우도 있으니, 함께 간다면 대답할 내용을 미리 정리해 두세요.

기일 전날 챙길 것

  • 신분증, 사건번호, 법정 호수(나의 사건검색에서 확인)
  • 내가 낸 서면과 상대방 서면 사본
  • 증거 번호 목록
  • 재판장이 물을 만한 날짜와 금액을 적은 메모

법정에서는 상대방과 직접 말다툼하지 않습니다. 상대방이 사실과 다른 말을 해도 끼어들지 말고, 재판장이 의견을 물을 때 답하거나 다음 서면에서 반박하겠다고 말하면 됩니다. 법정에서 흥분해 목소리를 높이면 그 모습이 오히려 재판부에 좋지 않은 인상으로 남습니다. 기일이 끝나면 재판장이 다음 기일까지 내라고 한 서면과 증거, 그 기한을 바로 메모해 두세요.

못 가게 됐다면 미리 알립니다

사정이 생겨 출석이 어렵다면 기일 전에 기일변경신청서를 내세요. 첫 변론기일은 양쪽이 합의하면 변경이 허가됩니다(민사소송법 제165조 제2항). 한쪽만 나오지 않으면 낸 서면을 진술한 것으로 보고 진행할 수 있지만(제148조 제1항), 상대방의 새 주장에 대응할 기회를 잃습니다.

양쪽이 두 번 나오지 않고 1개월 안에 기일지정신청도 하지 않으면 소를 취하한 것으로 봅니다(제268조). 원고라면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합의가 될 것 같아 기일에 가지 않았다가 취하로 처리되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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