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가사

용서는 했지만 소송은 하겠다는 분께

김미소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01.28

'남편은 용서하기로 했어요. 그런데 그 사람은 못 넘어가겠어요.' 상담실에서 자주 듣는 말입니다. 배우자를 용서하는 것과 상간자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법적으로 별개여서, 혼인을 유지하면서도 상간자에게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같은 집에 사는 배우자가 사건의 한가운데 있다는 점 때문에 생각할 것이 늘어납니다.

금액보다 조건이 먼저일 수 있습니다

혼인을 유지하면 이혼에 이른 경우보다 혼인관계가 침해된 정도가 덜하다고 보아 금액이 낮게 정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여기에 상간자가 위자료를 낸 뒤 배우자에게 구상금을 청구하면 그 돈은 가계에서 나갑니다. 그래서 이 경우에는 판결보다 구상권 포기 조항을 넣을 수 있는 조정이나 합의가 더 실속 있을 때가 많습니다.

소송을 하는 이유를 스스로 정리해 두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돈인지, 사과인지, 두 사람이 다시는 만나지 않겠다는 약속인지에 따라 끝내는 방식이 달라집니다. 목표가 분명하면 조정 자리에서 무엇을 양보할지도 쉽게 정해집니다.

배우자의 협조를 어디까지 받을지

배우자가 외도 경위를 적은 확인서를 써 주거나 증인으로 나서면 상간자가 기혼 사실을 알았다는 점을 보이기 쉬워집니다. 다만 부부 사이가 다시 흔들리면 그 배우자가 반대편 증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확인서는 사실 위주로 구체적으로 받아 두고, 지금의 협조가 끝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제하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배우자가 상간자와 몰래 연락을 이어 가고 있다면 소송은 더 어려워집니다. 상간자 쪽에서 그 연락을 근거로 관계가 정리되지 않았다며 배우자의 책임을 키우거나, 원고 부부의 사정을 문제 삼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재결합의 조건으로 연락 단절을 분명히 해 두세요. 두 사람이 같은 직장이라 마주칠 수밖에 없다면, 업무상 필요한 연락의 범위를 부부가 먼저 정해 두는 편이 낫습니다. 그 범위가 나중에 상간자와의 합의서에 들어갈 접촉 금지 조항의 기준이 됩니다.

재발에 대비해 남겨 둘 것

  • 상간자와의 합의나 조정에 접촉 금지와 위약벌
  • 합의가 정리하는 부정행위의 기간
  • 배우자와의 약속은 사실을 인정한 부분 위주로 문서화
  • 다시 만나면 새로 청구할 수 있다는 점

배우자와 각서를 쓸 수도 있지만, 다시 외도하면 재산을 모두 넘긴다는 식의 지나친 약속은 효력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각서에서 쓸모 있는 것은 오히려 외도 사실을 인정한 대목입니다. 언제부터 누구와 만났는지 배우자 스스로 적은 문장은 상간소송에서도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아이가 있다면 소송 서류가 집에 오는 시점도 신경 쓰입니다. 대리인을 선임하면 서류가 대리인에게 가므로, 집 안에서 사건이 드러나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아이 앞에서 배우자나 상간자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도 소송 기간 동안 지켜야 할 원칙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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