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가사
외도를 알고 6개월, 이혼청구 기간은 이미 흐르고 있습니다
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09.13배우자의 외도를 알게 된 직후에는 이혼을 결정하기가 어렵습니다. 아이 문제, 경제 문제, 주변의 시선까지 한꺼번에 밀려오니 몇 달을 고민하며 보내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럽습니다. 그런데 법은 그 고민의 시간에도 기한을 정해 두었습니다.
6개월과 2년, 둘 다 지켜야 합니다
민법 제841조는 배우자의 부정행위를 이유로 한 이혼청구를, 다른 쪽이 사전에 동의했거나 사후에 용서한 때, 또는 안 날부터 6개월, 그 일이 있은 날부터 2년이 지나면 할 수 없다고 정합니다. 두 기간은 따로 흐르므로 먼저 끝나는 쪽에 걸립니다.
그래서 3년 전의 외도를 이제야 알게 됐다면, 안 지 6개월이 지나지 않았어도 그 일만으로 제1호 사유를 주장하기는 어렵습니다. 반대로 최근 일을 알았다면 6개월이 먼저 다가옵니다. 언제 알게 됐는지가 다툼이 될 수 있으니 알게 된 날의 메시지나 기록을 남겨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용서'로 보일 수 있는 행동
사후 용서도 청구를 막는 사유입니다. 용서는 배우자의 잘못을 알면서 혼인을 이어 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드러낸 경우를 말하므로, 같은 집에서 계속 살았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용서로 보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각서를 받으면서 '이번 일은 더 문제 삼지 않겠다'고 적었다면 상대는 그 문서를 용서의 증거로 내밀 것입니다.
각서를 받는 일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 문구가 용서인지,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 둔 것인지에 따라 나중의 의미가 달라집니다. 각서를 쓰기 전에 문구를 한 번 더 생각해 보셔야 하는 이유입니다.
사전 동의도 같은 구조입니다. 부부가 서로의 이성 관계를 문제 삼지 않기로 했다는 주장이 나오는 사건도 있는데, 이런 주장은 대개 사실관계 다툼으로 번집니다. 혼인 중 주고받은 대화가 그 뜻이었는지, 홧김에 한 말이었는지는 앞뒤 맥락으로 판단되므로 대화 전체를 보관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기간이 지났다고 끝난 것은 아닙니다
부정행위 사유의 기간이 지났더라도 그 뒤 혼인이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깨졌다면 제840조 제6호,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로 청구할 여지가 있습니다. 위자료는 이혼청구와 별개의 손해배상이어서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의 소멸시효(민법 제766조)를 따릅니다.
상간자를 상대로 한 위자료도 마찬가지로 3년의 시효가 적용됩니다. 이혼을 할지 말지 결정하지 못한 상태에서도 상간자에 대한 청구는 따로 진행할 수 있으므로, 두 청구의 기한을 각각 달력에 적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혼 여부는 시간을 두고 고민하더라도, 시효 때문에 권리를 잃는 일은 막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기간을 지키는 방법은 법원에 접수하는 것입니다. 이혼은 조정을 먼저 거치는 사건이고, 조정이 성립하지 않아 소송으로 넘어가면 조정을 신청한 때에 소를 낸 것으로 봅니다. 6개월이 다가오는데 마음이 정리되지 않았다면, 적어도 기한이 언제인지만큼은 정확히 계산해 두시기를 권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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