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가사
변론기일, 본인이 꼭 법정에 나가야 할까
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01.30직장인 피고는 연차 걱정부터 합니다. 원고는 반대로 법정에서 직접 말하고 싶어 합니다. 민사소송인 상간소송에서는 변호사를 선임했다면 변론기일에 대리인만 나가도 재판은 진행됩니다. 그렇다고 출석을 가볍게 정해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건마다 본인이 꼭 가야 할 기일이 몇 번인지 처음에 그려 두면 휴가 계획도 세우기 쉽습니다.
아무도 나가지 않으면 생기는 일
변호사 없이 혼자 소송하는 분은 기일 관리가 특히 중요합니다. 피고가 다투는 서면을 내지 않은 채 변론기일에 나오지 않으면 원고 주장을 자백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민사소송법 제150조 제3항). 양쪽이 모두 두 번 나오지 않고 한 달 안에 기일지정신청도 하지 않으면 소를 취하한 것으로 봅니다(같은 법 제268조). 원고가 바빠서 못 갔다가 소송이 끝나 버리는 일은 이렇게 생깁니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갈 수 없다면 미리 기일변경신청을 하세요. 사유를 적어 내면 재판부가 판단합니다. 아무 연락 없이 빠지는 것과 사정을 알리고 바꾸는 것은 재판부가 받는 인상부터 다릅니다.
대리인을 선임했다면 이런 위험은 대부분 대리인이 관리합니다. 대신 기일마다 무엇이 오갔는지 대리인에게 짧게라도 전해 듣는 습관을 들이세요. 재판부가 다음 기일까지 무엇을 내라고 했는지, 상대가 새로 무슨 주장을 했는지를 알아야 내가 챙길 자료가 보입니다.
본인이 가는 편이 나은 기일
조정기일은 본인 출석이 원칙이어서 대리인이 있어도 함께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법원이 당사자신문을 하기로 했다면 본인이 직접 질문에 답해야 합니다. 원고가 겪은 고통을 재판부에 직접 전하고 싶다면 미리 대리인과 상의해 진술 기회를 구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판결이 선고되는 날은 출석하지 않아도 되고, 결과는 법원 사이트나 대리인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피고는 상대 배우자가 증인으로 나오는 기일에 함께 가는 것을 고민해 볼 만합니다. 증언 가운데 사실과 다른 부분을 그 자리에서 대리인에게 짚어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법정 앞 복도에서 원고나 상대 배우자와 마주쳐도 말을 섞지 않는다는 원칙은 꼭 지키세요.
법정에 간다면 챙길 것
- 기일 30분 전쯤 도착해 법정 앞 사건 목록에서 순서 확인
- 신분증
- 그동안 낸 서면과 증거 사본 한 부
- 꼭 하고 싶은 말을 세 줄 안으로 적은 메모
변론은 생각보다 짧게 끝납니다. 서면으로 이미 주고받은 내용을 확인하고 다음 기일을 잡는 데 몇 분이면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고 싶은 말이 많다면 법정에서 길게 말하기보다 다음 준비서면에 담는 편이 기록에 남습니다.
법정은 공개된 곳이어서 다른 사건 당사자들도 앉아 있습니다. 사건 이야기를 크게 하거나 상대를 비난하는 말을 하면 그 자체로 불필요한 시비가 됩니다. 기일이 끝나면 대리인과 따로 자리를 옮겨 이야기하세요.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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