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가사
합의금을 주는 쪽이 서명 전에 확인할 문장들
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09.19피고가 합의를 택하는 이유는 대개 비슷합니다. 빨리 끝내고 싶고, 판결문이 남거나 회사에 알려지는 것이 두렵습니다. 그 마음 때문에 원고가 보낸 초안을 그대로 받아 서명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돈을 낸 뒤 나를 지켜 줄 문서는 사실상 그 합의서 한 장입니다.
같은 일로 다시 청구하지 않는다는 약속
부제소 조항은 피고에게 가장 중요한 문장입니다. 이 일로 원고가 더 이상 소송이나 청구를 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분명해야 합니다. 진행 중인 소송이 있다면 지급을 마친 뒤 원고가 그 소를 취하한다는 약속도 함께 적습니다.
원고의 배우자, 곧 나와 관계를 맺었던 사람이 합의 당사자로 들어가는지도 확인하세요. 그 사람도 원고에게 같은 손해를 함께 책임지는 사람이어서, 누가 얼마를 내고 무엇을 포기하는지가 문서에 남아야 합니다. 그 사람이 합의금을 대신 내주겠다고 했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합의금을 한 번에 마련하기 어렵다면 그 사정을 숨기지 말고 처음부터 지급 방법을 협상하세요. 지키지 못할 일시금 약속보다 지킬 수 있는 분할 약속이 낫습니다. 분할에는 밀리면 남은 금액을 한꺼번에 낸다는 조항이 따라붙는 경우가 많으니 무리 없는 일정으로 잡습니다.
비밀유지는 양쪽 모두에게
초안에 피고의 비밀유지 의무만 적혀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소문이 나서 곤란한 쪽은 오히려 피고인 때가 많으니, 원고도 이 일을 직장이나 가족, SNS에 알리지 않는다는 조항을 함께 넣어 달라고 요청하세요. 위반 시 위약벌도 양쪽에 같은 무게로 거는 편이 공평합니다.
구상권과 접촉 금지
구상권 포기 조항에 서명하면 상대 배우자에게 그 사람 몫을 돌려받을 길이 닫힙니다. 원고가 이 조항을 원한다면 금액을 조정해 달라고 요청할 근거가 됩니다. 반대로 구상권을 남겨 둔다면 실제로 낸 금액을 증명할 이체 내역을 꼭 보관하세요.
접촉 금지는 범위를 구체적으로 정해야 합니다. 같은 직장이라면 업무상 피할 수 없는 연락은 예외로 적어 두지 않으면 회의 한 번이 위반 시비가 됩니다. 상대 배우자가 먼저 연락해 올 때 어떻게 할지도 정해 두면 좋습니다. 합의서가 연락에 응하지 않을 의무까지 정했다면, 먼저 연락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책임을 벗기 어렵습니다.
위약벌 금액도 따져 보세요. 어차피 다시 만날 일이 없다며 합의금보다 훨씬 큰 위약벌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는데, 상대가 보낸 메시지에 한 번 답한 것이 위반으로 다퉈질 수 있습니다. 합의금은 원고 명의 계좌로 이체하고 이체 메모를 남겨 두면, 받은 적 없다는 다툼도 막을 수 있습니다.
- 부제소 조항과 그 범위
- 원고의 비밀유지 의무와 위반 시 위약벌
- 위약벌 금액이 현실적인지
- 업무상 접촉 예외
- 지급을 마치면 진행 중인 소를 취하한다는 약속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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