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가사
상간자가 낸 위자료, 남편에게 다시 청구된다면
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09.14상간 소송에서 이기고 몇 달 뒤, 이번에는 남편 앞으로 소장이 왔다는 연락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위자료를 낸 상간자가 남편을 상대로 구상금을 청구한 것입니다. 받은 위자료가 남편 통장을 거쳐 다시 상간자에게 돌아가는 모양이라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이상해 보이지만 법의 구조를 보면 생길 수 있는 일입니다.
두 사람은 함께 책임을 지는 관계입니다
부정행위는 혼자 할 수 없습니다. 법은 외도한 배우자와 상간자를 공동불법행위자로 보고, 두 사람이 피해 배우자에게 연대해 배상할 책임을 진다고 봅니다(민법 제760조, 대법원 2015. 5. 29. 선고 2013므2441 판결). 피해자는 둘 가운데 누구에게든 손해 전부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두 사람 사이에는 각자의 몫이 있습니다. 한 사람이 자기 몫을 넘어 배상했다면 다른 사람에게 넘는 부분을 돌려 달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것이 구상권입니다. 혼인을 유지하는 원고가 상간자에게만 소송을 하면 상간자 혼자 전부를 낸 모양이 되고, 그래서 배우자에게 구상이 들어옵니다. 이혼하면서 배우자와 상간자를 함께 상대로 소송한 경우에는 판결에서 두 사람의 공동 책임이 정해지는 경우가 많아 사정이 조금 다릅니다. 구상 문제가 크게 불거지는 것은 주로 혼인을 유지하는 사건입니다.
얼마를 돌려받는지는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구상 비율은 법에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법원은 두 사람이 관계에서 각각 어떤 역할을 했는지, 누가 더 적극적이었는지를 따져 부담 부분을 정합니다. 기혼자인 배우자가 관계를 주도했다면 배우자 몫이 크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구상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법원이 정한 위자료가 처음부터 상간자 자신의 책임 범위에 해당한다고 보면 넘게 낸 부분이 없다는 이유로 기각될 수 있습니다. 판결 이유에서 법원이 무엇을 기준으로 액수를 정했는지가 중요해지는 대목입니다. 상간자 쪽에서 구상을 준비한다면 실제로 낸 금액의 이체 내역, 판결이나 조정 내용, 배우자가 관계를 주도했다는 대화를 모아 두어야 합니다.
혼인을 유지한다면 조항으로 막아 둡니다
판결은 위자료를 줄지와 얼마를 줄지만 정할 뿐 구상 문제까지 정리해 주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혼인을 유지하려는 원고라면 조정이나 합의로 끝낼 때 다음과 같은 조항을 넣는 방안을 검토합니다.
- 상간자는 원고의 배우자에게 구상금을 포함한 어떠한 금전도 청구하지 않는다
- 이 사건 부정행위와 관련해 서로 추가 청구를 하지 않는다
- 합의로 정리하는 부정행위의 기간을 날짜로 특정한다
이런 조항을 받는 대신 금액에서 양보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판결로 조금 더 받는 것과 조정으로 구상 문제까지 닫는 것 가운데 어느 쪽이 가정에 남는 돈이 많은지 계산해 보면 답이 보이곤 합니다. 상간자 쪽이라면 서명하기 전에 포기하는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문구로 확인하세요.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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