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가사
합의금을 받는 쪽이 협상에서 놓치기 쉬운 것
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01.19합의 테이블에서 원고가 가장 오래 붙잡는 것은 숫자입니다. 그런데 합의가 끝난 뒤 다시 상담하러 오시는 분들의 고민은 대부분 숫자가 아니라 빠진 조항에서 시작됩니다. 돈은 들어왔는데 두 사람이 또 만난다거나, 상간자가 배우자에게 구상금을 청구해 왔다는 이야기입니다.
구상권, 혼인을 유지한다면 금액만큼 중요합니다
배우자와 상간자는 함께 책임을 지는 관계여서(민법 제760조), 상간자가 위자료를 다 내면 배우자에게 그 사람 몫을 돌려달라고 청구할 수 있습니다. 혼인을 유지하는 가정이라면 받은 돈 일부가 다시 가계에서 나가는 셈입니다. 합의서에 상간자가 구상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넣어야 이 문제가 정리됩니다.
상간자 쪽은 이 조항을 금액을 깎을 협상 카드로 쓰기도 합니다. 구상권 포기를 받는 대신 금액을 조금 양보할지, 금액을 지키고 구상권 문제는 남겨 둘지는 가정의 사정에 따라 다릅니다. 어느 쪽을 택하든 따져 보고 정해야지, 문구를 모른 채 넘어가서는 안 됩니다.
위약벌도 금액을 잘 정해야 합니다. '위약금'이라고만 쓰면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돼 법원이 지나치다고 보면 줄일 수 있으니(민법 제398조), 벌로서 물리는 돈이라면 위약벌이라고 분명히 적습니다. 위약벌도 지나치게 무거우면 일부가 무효로 판단될 수 있어 현실적인 선으로 정하는 편이 실제로 받아 낼 가능성을 높입니다.
무엇을 정리하는 합의인지 적습니다
합의 대상이 되는 부정행위의 기간을 적어 두세요. 그래야 합의 뒤에 새로 드러난 관계나 다시 이어진 만남은 따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해 일체 청구하지 않는다'처럼 넓은 문구만 있으면 어디까지 포기했는지 다툼이 생깁니다.
이혼을 앞두고 있다면 상간자와의 합의가 배우자에 대한 이혼 위자료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봐야 합니다. 같은 고통에 대한 배상이어서 상간자에게 받은 금액이 참작될 수 있습니다. 합의서에 받는 돈이 어떤 명목인지 분명히 적어 두면 나중에 다툼이 줄어듭니다.
받아 낼 수 있는 합의서로
- 분할이면 한 번이라도 밀릴 때 남은 금액을 한꺼번에 낸다는 조항
- 전화, 문자, SNS, 직접 만남을 하나씩 적은 접촉 금지와 위반 시 위약벌
- 강제집행을 승낙하는 공정증서나 제소전화해로 집행력 확보
- 입금을 확인한 뒤에 소 취하
합의서만 있으면 상대가 돈을 안 낼 때 다시 소송을 해야 합니다. 공정증서(민사집행법 제56조 제4호)나 제소전화해(민사소송법 제385조)로 만들어 두면 금전 부분은 바로 집행할 수 있습니다. 소송 중이라면 조정조서로 끝내는 것도 같은 효과가 있습니다.
합의서는 같은 내용으로 두 부를 만들어 한 부씩 보관하고, 서명은 당사자가 직접 하게 합니다. 신분증 사본을 함께 받아 두면 본인이 쓴 것이 아니라는 다툼을 줄일 수 있습니다. 협상이 길어진다면 외도를 안 날부터 3년이 언제인지도 다시 확인하세요.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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