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가사

상간소송이 끝난 다음 날부터 남는 일

김미소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06.15

조정이 성립한 날, 많은 분들이 '이제 다 끝났다'고 말합니다. 마음으로는 그래야 합니다. 다만 서류상으로는 몇 가지가 남아 있고, 이걸 놓쳐 몇 달 뒤 다시 상담하러 오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소송이 끝난 주에 한 번만 정리해 두면 되는 일들입니다.

원고에게 남는 것

판결 정본이나 조정조서 정본은 원본 그대로 보관하세요. 상대가 돈을 보내지 않거나 접촉 금지를 어기면 이 문서가 출발점입니다. 분할로 받기로 했다면 입금일마다 기록을 남겨, 밀린 회차가 생기면 바로 대응할 수 있게 합니다. 판결로 확정된 채권은 10년 동안 시효가 유지되니(민법 제165조), 당장 받지 못한 부분이 있어도 서류만 잘 두면 됩니다.

합의나 판결 뒤 두 사람이 다시 만난다면 그것은 새로운 부정행위입니다. 판결의 효력은 변론이 끝난 뒤에 생긴 일까지 미치지 않아 따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때 필요한 것은 판결 뒤 날짜가 찍힌 새 자료입니다. 처음 사건의 증거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조서에 접촉 금지와 위약벌이 들어 있다면, 위반을 의심할 정황이 생겨도 바로 따지기보다 날짜가 남는 자료부터 모으세요. 위약벌도 위반 사실을 증명해야 받을 수 있고, 섣부른 연락은 상대에게 흔적을 지울 시간만 줍니다.

피고에게 남는 것

위자료를 보냈다면 이체 내역과 영수증을 보관하세요. 구상권을 포기하지 않았다면 낸 금액이 자기 몫을 넘어선 부분을 상대 배우자에게 청구할 수 있고, 이 청구권은 돈을 낸 때부터 따로 시효가 흐릅니다. 조정에서 구상권을 포기했다면 그 조항이 어디까지인지 다시 확인해 둡니다.

접촉 금지 조항이 있다면 상대 배우자가 먼저 연락해 와도 응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합의서가 연락에 응하지 않을 의무까지 정했다면 먼저 연락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위약벌 책임을 벗기 어렵습니다. 연락이 오면 거절했다는 기록만 남기고 대화는 이어 가지 마세요.

소송 전에 원고가 걸어 둔 가압류가 있다면 지급을 마친 뒤 풀어야 합니다. 원고가 해제해 주기로 했는지, 내가 따로 취소를 신청해야 하는지 확인하고, 해제가 될 때까지 챙기세요. 묶인 예금이나 급여가 그대로면 생활에 불편이 이어집니다.

양쪽 모두에게

  • 비밀유지 조항이 있다면 가까운 사람에게 하소연하는 것도 조심하기
  • 판결문이나 조서를 SNS나 단체 대화방에 올리지 않기
  • 따로 진행 중인 이혼소송이나 형사 사건과 진술 내용 맞추기
  • 사건 관련 서류는 한 폴더에 모아 몇 년은 보관하기

소송은 끝나도 생활은 이어집니다. 원고는 혼인을 이어 갈지 다시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고, 피고는 직장과 주변 관계를 추스를 시간이 필요합니다. 서류를 정리해 두는 일은 그 시간을 다시 법적 다툼으로 채우지 않기 위한 준비입니다. 판결 뒤 상대가 연락해 오더라도 지급이나 조항 이행에 관한 이야기만 짧게 주고받고, 지난 일을 다시 따지는 대화로 번지지 않게 하세요.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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