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가사

혼인신고 없이 살았어도 상간자에게 청구할 수 있을까

김미소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06.11

결혼식은 올렸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혼인신고를 미뤄 온 부부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그러다 배우자의 외도를 알게 되면 신고를 안 했으니 아무 권리도 없는 것 아니냐며 망설이게 됩니다. 법은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혼인할 뜻을 가지고 실제로 부부처럼 살아왔다면 사실혼으로 보호받고, 그 관계를 침해한 상간자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출발점은 사실혼이었다는 증명입니다

사실혼은 혼인 의사와 부부공동생활의 실체가 함께 있어야 인정됩니다. 같이 산 기간 하나로 정하지 않고, 주변에서 부부로 대했는지, 생활을 함께 꾸렸는지를 모아서 봅니다. 연애 중 동거로 평가되면 배우자에게도 상간자에게도 위자료를 청구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사실혼 사건은 부정행위 증거만큼 관계의 실체를 보여 주는 자료가 중요합니다. 법률혼이라면 혼인관계증명서 한 장으로 끝날 부분을 여러 자료로 채워야 합니다.

  • 결혼식 사진, 청첩장, 상견례 기록
  • 양가 명절과 경조사에 함께 간 기록
  • 생활비나 대출을 함께 부담한 계좌 내역
  • 병원이나 학교 서류에 배우자나 보호자로 적힌 기록
  • 같은 주소의 전입 기록, 임대차 계약서

직장 때문에 따로 살았던 기간이 있어도 바로 부정되지는 않습니다. 결혼식을 올리고 가족 행사에 함께하며 부부로 지냈다면 사실혼이 인정될 수 있으니, 따로 산 이유와 오간 빈도를 보여 주는 자료를 함께 준비합니다.

상간자가 그 관계를 알았어야 합니다

혼인신고가 없으니 상간자는 부부인 줄 몰랐다고 다투는 경우가 많습니다. 두 사람이 함께 산다는 사실이나 결혼식을 올렸다는 사실을 상간자가 알았다는 자료가 필요합니다. 배우자가 상간자와의 대화에서 와이프, 집사람이라고 부른 기록, 함께 사는 집 근처에서 만난 기록, SNS에 올라온 결혼 사진 같은 것이 쓰입니다. 결혼식에 상간자가 하객으로 왔다거나 두 사람이 같은 모임에서 부부 동반으로 어울렸다면 그것만으로도 강한 자료가 됩니다. 반대로 주변에 결혼 사실을 알리지 않고 지냈다면 상간자의 인식을 보여 주기가 그만큼 어려워집니다.

보호받지 못하는 사실혼도 있습니다

법률상 배우자가 따로 있는 사람과의 사실혼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률혼에 준하는 보호를 받지 못합니다. 법률혼 배우자가 오래 집을 나가 있었던 경우도 마찬가지라는 것이 판례입니다(대법원 1996. 9. 20. 선고 96므530 판결). 반대로 내가 법률혼 배우자이고 배우자가 다른 사람과 사실혼처럼 살고 있다면, 그 상대는 상간자로서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사실혼은 신고 없이 끝낼 수 있어서, 외도가 드러나면 관계 정리와 위자료, 재산 문제를 한꺼번에 다투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자료 청구는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안에 해야 하니(민법 제766조), 관계가 끝난 날과 외도를 안 날을 날짜로 남겨 두세요. 사실혼 배우자에 대한 청구와 상간자에 대한 청구 가운데 어느 쪽을 먼저 할지, 함께 할지도 이 무렵 정해 두어야 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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