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가사
판결 금액을 한 번에 낼 수 없는 피고라면
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05.28판결이 나온 뒤 '돈이 없는데 어떻게 되나요'라고 묻는 피고가 적지 않습니다. 사회초년생이거나 이미 갚아야 할 빚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장 피해야 할 선택은 연락을 끊고 버티는 것입니다. 시간이 지나도 판결은 사라지지 않고, 그 사이 부담만 늘어납니다.
버티면 생기는 일
판결로 확정된 채권은 10년 동안 시효가 유지되고, 원고는 그 전에 시효를 연장하는 소를 낼 수도 있습니다(민법 제165조). 그동안 지연손해금도 계속 붙습니다. 판결 이후에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른 연 100분의 12의 이율이 적용되는 경우가 많아, 몇 년 미루면 원금과의 차이가 꽤 벌어집니다.
원고가 재산명시를 신청하면 법원에 나가 재산 목록을 내야 하고,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면 감치될 수 있습니다(민사집행법 제68조). 확정 뒤 6개월이 지나도 갚지 않으면 채무불이행자명부에 오를 수 있습니다(같은 법 제70조). 급여 압류가 들어오면 회사가 결정문을 받게 됩니다. 피고가 가장 꺼리는 일이 법 절차를 통해 하나씩 일어나는 셈입니다.
급여가 압류되더라도 2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은 압류할 수 없고 생계비를 고려한 기준도 있어(민사집행법 제246조), 생활이 완전히 막히지는 않습니다. 다만 매달 줄어든 급여로 지내면서 회사에도 사정이 알려지는 것보다는, 그 전에 스스로 지급 계획을 세워 원고와 이야기하는 편이 부담이 덜합니다.
재산을 옮기는 것은 더 위험합니다
압류를 피하려고 예금을 가족 계좌로 옮기거나 명의를 바꾸면 원고가 사해행위취소 소송으로 되돌릴 수 있습니다. 강제집행을 피할 목적으로 재산을 숨기거나 거짓으로 넘기면 형사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당장 한 번에 못 낸다는 사정은 숨길 일이 아니라 협의의 출발점입니다. 판결 금액이 형편에 비해 지나치게 크다고 느껴진다면, 그건 항소 기간 안에 다퉜어야 할 문제라는 점도 알아 두세요. 확정된 뒤에는 금액이 아니라 갚는 방법을 이야기해야 합니다.
분할을 제안할 때
원고 쪽에 분할 지급을 제안할 때는 매달 낼 수 있는 금액과 기간을 구체적으로 적어 보내세요. 원고도 압류와 추심을 거치는 것보다 정해진 날 들어오는 돈을 선호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첫 회차를 먼저 보내고 제안하면 말뿐이 아니라는 신호가 됩니다.
- 매달 지급일과 금액, 받는 계좌
- 밀렸을 때 남은 금액을 한꺼번에 낸다는 조항
- 약속을 지키는 동안 압류를 신청하지 않는다는 약속
- 이미 압류가 있다면 해제하는 시점
합의가 되면 반드시 문서로 남기세요. 말로 한 약속은 원고가 바뀌면 그만입니다. 구상할 수 있는 사건이라면, 낸 금액이 자기 몫을 넘어선 뒤 상대 배우자에게 그 부분을 청구할 수 있는지도 함께 봅니다. 이체 내역은 그때 출발점이 되니 하나도 버리지 마세요.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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