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가사
화해권고결정을 받았다면, 2주 안에 계산할 것들
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08.16변론을 몇 번 거친 뒤 우편으로 화해권고결정이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재판부가 지금까지 본 자료를 바탕으로 이 정도에서 끝내면 어떻겠느냐고 내놓은 안입니다. 판결은 아니지만, 가만히 있으면 판결과 같은 무게를 갖게 됩니다.
가만히 있으면 확정됩니다
결정서 정본을 받은 날부터 2주 안에 이의를 신청하지 않으면 화해권고결정은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을 가집니다(민사소송법 제226조·제231조). 이 2주는 늘릴 수 없는 불변기간입니다. 우편을 늦게 열어 날짜를 놓치는 일이 없도록 송달일부터 적어 두세요. 이의가 들어가면 결정은 효력을 잃고 사건은 다시 변론으로 돌아갑니다.
확정된 결정은 강제집행의 근거가 됩니다. 피고가 정해진 날까지 돈을 보내지 않으면 원고는 판결을 받은 것과 같이 압류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결정문에 적힌 지급 기한과 방법을 꼼꼼히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결정문에는 금액 말고도 여러 줄이 붙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송비용을 각자 부담한다는 문구,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포기한다는 문구, 서로 연락하지 않는다는 문구 같은 것들입니다. 이 문구들도 함께 확정되므로, 금액만 보고 판단하면 나중에 생각지 못한 조항에 묶일 수 있습니다.
결정문은 재판부의 생각을 엿볼 기회입니다
화해권고결정 금액은 재판부가 사건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짐작하게 해 줍니다. 그렇다고 판결이 꼭 같은 금액으로 나오지는 않습니다. 이의한 뒤 새로운 자료가 나오거나 증인신문 결과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어서, 받아들일지 정할 때는 아래를 함께 따져 봅니다.
- 이의한 뒤 새로 낼 수 있는 자료가 실제로 있는지
- 판결까지 더 걸릴 시간과 그동안 드는 비용
- 피고라면 그 사이 늘어나는 지연손해금
- 판결문이 남는 것을 감수할 수 있는지
- 결정에 접촉 금지나 구상권 같은 조건이 들어 있는지
원고와 피고의 셈법은 다릅니다
원고는 금액이 기대보다 낮아 실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결정에 구상권 포기나 접촉 금지가 담겨 있다면 판결로는 얻기 어려운 조건이라는 점을 함께 봐야 합니다. 피고는 금액이 부담스러워도, 판결로 가면 이런 조건 없이 다른 금액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합니다.
이의신청서에는 이유를 길게 쓸 필요가 없습니다. 결정에 이의한다는 뜻만 분명하면 되고, 다툴 내용은 이후 준비서면에서 다시 밝힙니다. 중요한 것은 이유가 아니라 기한입니다. 2주의 마지막 날이 토요일이나 공휴일이면 그다음 날까지 낼 수 있지만(민법 제161조), 마지막 날까지 미루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한쪽만 이의해도 재판은 다시 열립니다. 내가 받아들일지만 고민할 것이 아니라 상대가 이의했을 때 어떤 자료로 다음 기일을 준비할지도 함께 정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결정 내용 가운데 한두 가지 조건만 아쉽다면, 이의와 함께 조정 기일을 다시 열어 달라고 요청해 볼 수도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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