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가사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문을 받았다면, 2주 안에 정할 것
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10.01조정기일에서 끝내 합의가 안 됐는데, 몇 주 뒤 법원에서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이라는 서류가 옵니다. 위자료는 얼마, 재산분할로 얼마, 양육비는 매달 얼마처럼 법원이 정한 조건이 적혀 있습니다. 처음 받아 보는 분은 이것이 판결인지, 그냥 권고인지부터 헷갈려 합니다.
그냥 두면 확정됩니다
이 결정은 조정이 성립하지 않았을 때 법원이 양쪽 사정을 고려해 직권으로 정하는 해결안입니다(가사소송법 제49조, 민사조정법 제30조). 결정서 정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2주 안에 어느 쪽도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 확정되고,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 생깁니다(민사조정법 제34조). 이 2주는 늘려 주지 않는 불변기간입니다.
기간은 결정이 난 날이 아니라 내가 송달받은 날부터 셉니다. 전자소송이라면 송달된 것으로 처리되는 시점을 확인해야 하고, 우편이라면 받은 날짜를 봉투에 적어 두세요. 휴가나 출장으로 우편을 늦게 열어 기간을 넘기는 일이 실제로 생깁니다.
결정은 조정을 신청한 사람의 신청 취지에 반하지 않는 범위에서 내려집니다. 그래서 결정문을 받으면 내가 처음 요구한 것과 상대가 요구한 것 사이 어디쯤에 놓였는지부터 확인하게 됩니다. 이 위치가 결정을 받아들일지 판단하는 첫 기준이 됩니다.
이의하면 전부가 사라집니다
결정 내용 가운데 양육비만 마음에 들지 않아도, 이의신청을 하면 결정 전체가 효력을 잃고 사건은 소송으로 넘어갑니다. 이혼과 친권자, 재산분할처럼 받아들일 만했던 부분까지 다시 다투게 된다는 뜻입니다. 상대도 같은 2주 안에 이의할 수 있어서, 내가 받아들이려 해도 상대 이의로 소송이 이어지기도 합니다.
한번 낸 이의신청은 마음대로 거둘 수도 없습니다. 이의를 취하하려면 상대방의 동의가 필요합니다(같은 조 제3항). 그러니 일단 이의해 두고 나중에 생각하자는 방식은 위험합니다.
받아들일지 따질 때 볼 것
- 판결까지 갔을 때 예상되는 결과와 이 결정의 차이
- 소송이 이어질 때 더 드는 시간과 비용, 그동안의 생활
- 상대가 이의할 가능성과, 이의했을 때 내가 더 다툴 수 있는 부분
- 결정문 문구가 집행할 수 있을 만큼 분명한지
결정 내용이 판결에서 기대할 수 있는 범위와 크게 다르지 않다면, 남은 몇 달의 소송을 줄이는 쪽이 이익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핵심 쟁점에서 내 주장이 반영되지 않았다면 이의하고 증거로 다투는 것이 맞습니다. 결정문을 받은 주에 바로 상담 일정을 잡아 두면 2주가 넉넉해집니다.
결정문에는 법원이 왜 그런 조건을 정했는지 이유가 길게 적혀 있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조정기일에 조정위원이나 판사가 어떤 점을 무겁게 봤는지 기억해 두는 것이 판단에 도움이 됩니다. 조정실에서 오간 말 가운데 법원이 내 주장 어느 부분에 의문을 가졌는지가 드러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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