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기업

영업사원 수첩에 내 이름이 있다고 할 때, 달력과 카드 내역부터

김한솔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4.16

리베이트 수사는 대개 제약회사나 영업대행사 쪽 압수수색에서 시작합니다. 영업사원의 수첩, 엑셀 파일, 회사 보고서에 병원 이름과 금액이 적혀 있고, 수사기관은 그 명단을 따라 의사들을 부릅니다. 출석 요구를 받은 의사가 처음 하는 말은 받은 적이 없다는 것이거나, 그게 리베이트인 줄 몰랐다는 것입니다.

수첩은 증거이지만 사실 그 자체는 아닙니다

영업 기록은 회사에 실적을 보고하려고 부풀렸거나, 계획만 적고 실제로 주지 않은 내용일 수 있습니다. 전달했다는 날짜와 장소를 그날 진료 일정, 학회 일정, 카드 사용 내역과 맞춰 보면 사실과 다른 부분이 드러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첫 준비는 기억으로 부인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시기의 달력을 복원하는 일입니다.

  • 해당 기간 진료 일정과 휴진일
  • 학회·출장 기록, 항공권과 숙박 내역
  • 개인·병원 카드 사용 내역
  • 의약품 처방량 변화와 거래처를 바꾼 시점
  • 받은 물품이나 기기의 계약서(무상인지 임대인지)

물건이나 편의도 문제 됩니다

현금이 아니라 기기를 무상으로 받았거나 식사나 여행 같은 편익을 받은 경우에도 판매촉진 목적이면 의료법 제23조의5 위반이 될 수 있습니다. 개원할 때 그 약을 쓰면 기기를 주겠다는 제안을 당연한 관행으로 받아들였다는 분도 있습니다. 법은 견본품, 학술대회 지원, 제품설명회처럼 허용되는 범위를 따로 정하고 있으니, 받은 것이 그 범위 안에 있었는지 항목별로 나눠 봐야 합니다. 위반하면 3년 이하 징역이나 3천만원 이하 벌금이고 받은 이익은 몰수·추징됩니다(의료법 제88조 제2호).

오래전 일이라도

폐업한 예전 개원 시절 일로 연락을 받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형사 절차와 별도로 자격정지가 뒤따를 수 있는데, 리베이트 수수는 기소유예를 받아도 처분 감경에서 빠지는 유형입니다. 처분은 사유가 생긴 날부터 5년이 지나면 할 수 없지만 공소가 제기된 기간은 그 계산에서 빠집니다(의료법 제66조 제6항). 날짜를 따지는 일이 형사와 처분 모두에서 중요한 이유입니다.

받은 것이 있다면

기록 가운데 일부는 실제로 받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모두 부인하기보다 받은 것과 받지 않은 것을 항목별 표로 나누고, 받은 것은 그 명목과 금액을 자료로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몰수·추징 금액도 이 표를 기준으로 정해지므로, 회사 기록에 부풀려진 금액이 그대로 인정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허용되는 학술 지원이나 정당한 대가를 받은 강연료처럼 경계에 있는 항목은 계약서와 실제 활동 자료를 함께 냅니다.

같은 회사 명단에 오른 다른 의사들과 연락해 대응을 맞추는 일은 피하세요. 각자 받은 것과 받지 않은 것이 다른데 한 방향으로 진술하면 오히려 신빙성을 잃습니다. 회사 직원이 찾아와 진술 내용을 상의하자고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회사와 의사의 이해는 같지 않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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