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기업
의사의 셀프 처방, 2025년 2월부터 달라진 것
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01.01잠이 오지 않는 밤에 스스로 수면제를 처방해 먹는 일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의사가 적지 않았습니다. 예전에도 진료 목적이 아니면 업무 외 투약이 문제 될 수 있었지만, 어디까지가 허용되는지 경계가 분명하지 않았습니다. 2025. 2. 7.부터는 법이 이 부분을 명시적으로 정리했습니다.
무엇이 금지됐나
마약류관리법 제30조 제2항은 마약류취급의료업자가 총리령으로 정한 마약이나 향정신성의약품을 자신에게 투약하거나 자신을 위해 처방전을 발급하지 못하게 합니다. 향정신성의약품에 관해 이를 어기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입니다.
대상 약물은 총리령으로 정해지므로, 문제 된 약이 그 목록에 들어 있는지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목록 밖의 약이라도 진료가 아닌 목적으로 투약했다면 업무 외 목적의 투약을 금지한 제5조 제1항 위반이 될 수 있습니다.
날짜가 적용 조문을 가릅니다
2025. 2. 7. 이전의 자기 처방은 새 조항이 아니라 '업무 외 목적'이었는지로 판단합니다. 이때는 진찰 기록이 있었는지, 실제로 치료가 필요한 상태였는지, 처방량이 통상의 치료 범위였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처방 이력이 여러 해에 걸쳐 있다면 시점별로 나눠 정리하는 것이 첫 작업입니다. 개정 전과 후의 행위는 적용 법조가 다르고 다툴 수 있는 논리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통합관리시스템에는 처방한 의사와 투약받은 환자가 함께 보고되므로, 본인 이름으로 한 처방은 자료만으로 드러난다고 보셔야 합니다.
가족 이름을 빌린 처방이라면
자기 이름 대신 가족 이름으로 처방전을 써서 본인이 복용했다면 문제는 더 복잡해집니다. 처방전은 직접 진찰한 의사만 발급할 수 있으므로(의료법 제17조의2) 진찰 없이 쓴 처방전 자체가 위반이 되고, 진료기록에 가족을 진찰한 것처럼 적었다면 거짓 작성 혐의가 더해집니다. 실제 복용자가 따로 있다는 점은 업무 외 목적의 투약을 보여 주는 정황이 됩니다.
형사처벌로 끝나지 않습니다
형사 사건과 별도로 마약류취급자 업무정지(제44조)와 의료법상 자격정지가 따를 수 있습니다. 중독이 인정되면 의료인 결격사유가 되므로(의료법 제8조 제2호) 면허 자체가 흔들립니다. 금고 이상의 형을 받는 경우에도 결격사유에 해당한다는 점을 함께 따져야 합니다.
치료가 필요한 상태라면 혼자 해결하려 하지 말고 다른 의사에게 정식으로 진료를 받아 기록을 남기는 편이 앞으로를 위해서도 낫습니다. 이미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처방 날짜, 약품명, 수량, 복용 이유를 표로 정리해 두세요. 기억에 의존한 진술은 통합관리시스템 기록과 어긋나기 쉽습니다. 복용 중인 약과 치료 이력을 함께 정리해 두면 중독 여부를 둘러싼 오해도 줄일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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