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민사

개인회생 중에 급하게 돈이 필요할 때 대출보다 먼저 볼 것

박종진박종진 파트너 변호사2026.10.06

변제금을 성실히 내던 분도 3년, 길게는 5년 사이에 목돈이 필요한 순간을 만납니다. 자취방 보증금 300만 원, 아이 병원비, 고장 난 차 수리비 같은 것들입니다. 조회해 보니 대부업 대출은 나온다는데 받아도 되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법이 막지는 않지만 계획 밖의 빚입니다

회생 중에 대출을 받는 것 자체를 법이 금지하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그 빚의 성격입니다. 개시결정 뒤에 새로 진 빚은 변제계획에 들어가지 않아 변제금과 따로 갚아야 하고, 면책을 받아도 남습니다. 매달 내는 돈이 두 갈래로 나뉘면서 어느 한쪽이 밀리기 시작하면, 대개 먼저 밀리는 것은 변제금입니다.

금리도 생각해야 합니다. 회생 중에는 신용정보에 기록이 남아 은행권 대출이 어렵고, 결국 높은 금리의 대출로 가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300만 원을 빌려 몇 달 버티는 사이 이자가 쌓이면 변제금을 낼 여유가 더 줄어듭니다.

회생 중이라 대출이 된다며 연락해 오는 곳도 조심해야 합니다. 수수료를 먼저 보내라거나 통장이나 카드를 빌려 달라는 요구는 대출이 아니라 사기나 범죄에 휘말리는 길입니다. 계좌가 범죄에 쓰이면 지급정지로 월급 통장까지 묶일 수 있어 회생 절차 자체가 흔들립니다.

사정이 바뀐 것이라면 변경안이 먼저입니다

목돈이 필요한 이유가 실직, 질병, 이사처럼 생활 형편 자체가 바뀐 데 있다면 대출보다 변제계획 변경을 먼저 검토합니다. 변제가 끝나기 전이면 변경안을 낼 수 있고(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19조 제1항), 주거비가 오르거나 의료비가 늘어난 것도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바뀐 계획도 법원이 다시 심사하므로 새 임대차계약서, 진료비 영수증 같은 자료가 필요합니다.

  • 이사로 월세가 오르면 새 임대차계약서와 이사 증빙
  • 병원비가 계속 나가면 진단서와 진료비 내역
  • 소득이 줄었다면 급여명세서와 회사 안내문
  • 가족이 늘었다면 출생증명과 가족관계 서류

가족의 도움을 받는다면

부모님이나 형제에게 도움을 받는 경우에도 기록을 남겨 두는 것이 좋습니다. 빌린 것인지 받은 것인지, 언제 얼마를 받았는지 통장 내역으로 남겨 두세요. 큰돈이 들어오고 나간 흐름은 나중에 회생위원이 물을 수 있고, 그때 설명할 자료가 됩니다.

변제 중에 상속이나 퇴직금처럼 목돈이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는 남은 변제금을 한 번에 내고 면책을 앞당기는 방법이 있지만, 서울회생법원은 자금 출처와 재산 변동 자료를 붙여 일시변제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실무준칙 제444호). 목돈이 들어오면 쓰기 전에 먼저 알리세요.

보증금처럼 돌려받을 돈을 마련하는 경우라면 그 보증금이 새로운 재산이 된다는 점도 알아 두세요. 이사 사실과 새 보증금은 주소 변경과 함께 회생위원에게 알리는 것이 안전합니다.

급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사실 상담하기 가장 좋은 때입니다. 아직 밀린 회차가 없을 때는 쓸 수 있는 방법이 많고, 밀린 뒤에는 그만큼 줄어듭니다. 대출 신청 버튼을 누르기 전에 지금 계획을 바꿀 수 있는지부터 확인해 보세요.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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