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민사
법인회생을 신청하면 회사를 빼앗길까
박종진 파트너 변호사2026.05.12회생 상담에서 대표님들이 꺼내는 걱정은 대체로 비슷합니다. 법원이 회사를 가져가는 것 아니냐, 신청하는 순간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입니다. 이 걱정 때문에 신청을 미루다 자금이 바닥난 뒤에야 찾아오시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기존 대표자가 관리인이 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회생절차가 열리면 회사 재산의 관리와 처분은 관리인이 맡습니다. 법은 재정 파탄이 이사 등의 재산 유용·은닉이나 중대한 책임이 있는 부실경영 때문이 아니라면 대표자를 관리인으로 선임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74조 제2항). 개인이나 중소기업은 관리인을 따로 선임하지 않을 수 있고, 그때는 대표자를 관리인으로 봅니다(같은 조 제3항·제4항).
달라지는 점은 있습니다. 절차 중에는 일정 금액 이상의 재산 처분이나 차입, 중요한 계약에 법원 허가가 필요하고, 법원과 관리위원에게 영업 상황을 정기적으로 보고해야 합니다. 경영권을 잃는다기보다 법원의 감독 아래 경영한다고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회생이 맞는 회사인지가 먼저입니다
회생의 출발점은 계속 영업할 때의 가치가 지금 청산할 때의 가치보다 큰가입니다. 법원이 선임하는 조사위원이 자산, 부채, 매출 구조, 앞으로의 현금흐름을 조사해 두 가치를 비교하고, 이 보고가 회생계획안의 바탕이 됩니다. 이자를 빼고 보면 영업으로 돈이 남는 회사라면 회생을 검토할 수 있지만, 영업 자체가 적자라면 계획을 세워도 수행하기 어렵습니다.
무리한 신청은 오히려 위험합니다. 회생계획 인가 뒤 절차가 폐지되면 법원은 파산원인이 있다고 볼 때 직권으로 파산을 선고해야 합니다(제6조 제1항). 그래서 신청 전에 주요 거래처가 거래를 이어 갈지, 핵심 인력과 설비가 유지되는지, 절차 중 운영자금이 버틸 수 있는지를 냉정하게 따집니다.
신청과 개시결정 사이의 공백도 대비해야 합니다. 신청과 함께 회사 재산의 처분과 변제를 묶는 보전처분(제43조), 진행 중인 강제집행을 멈추는 중지명령(제44조), 모든 채권자의 집행을 한꺼번에 막는 포괄적 금지명령(제45조)을 구할 수 있고, 보전처분 신청은 7일 안에 결정하도록 되어 있습니다(제43조 제2항). 경영을 이어 가려면 이 몇 주를 버티는 장치가 필요합니다.
채권자 동의라는 관문
개인회생과 달리 회생계획은 관계인집회에서 채권자들이 동의해야 가결됩니다. 회생채권자 조는 의결권 총액의 3분의 2 이상, 회생담보권자 조는 4분의 3 이상이 동의해야 합니다(제237조). 의결권이 큰 금융기관 한두 곳이 반대하면 부결될 수 있어 채권자 구성을 먼저 분석하고 주요 채권자와 미리 협의합니다.
하나 더 짚어 둘 것은 대표자 보증입니다. 회사 회생계획은 채권자가 보증인에게 가지는 권리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제250조 제2항). 회사 빚이 줄어도 대표자 연대보증은 그대로 남으니, 회사 사건을 준비할 때 대표자 개인 채무도 함께 놓고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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