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민사

폐업 신고만 하고 회사를 두면 생기는 일

박종진박종진 파트너 변호사2026.08.27

사업을 접기로 하면 대개 세무서에 폐업 신고부터 합니다. 그것으로 회사가 정리됐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폐업 신고는 사업자등록을 닫는 세무 절차일 뿐입니다. 법인 등기와 채무는 그대로 남고, 남은 재산을 둘러싼 다툼은 오히려 그때부터 시작됩니다.

방치된 법인에서 벌어지는 일

채권자들은 회사 재산에 먼저 가압류와 압류를 거는 순서대로 가져갑니다. 직원 임금처럼 먼저 챙겨야 할 채권이 있어도 재산이 흩어지면 받기 어려워집니다. 재산이 바닥나면 연락은 대표자에게 옵니다. 남은 재고나 설비를 대표가 임의로 처분하면 나중에 횡령이나 강제집행면탈 같은 고소로 번지기도 합니다.

법인파산은 정리의 순서를 법이 정합니다

법인은 지급할 수 없는 때뿐 아니라 부채 총액이 자산 총액을 넘는 때에도 파산을 선고받을 수 있습니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305조, 제306조 제1항). 파산이 선고되면 회사 재산의 관리·처분권은 파산관재인에게 넘어가고(제384조), 파산채권은 파산절차에 의하지 않고는 행사할 수 없으며(제424조), 파산재단에 대해 하던 강제집행과 가압류는 효력을 잃습니다(제348조 제1항). 먼저 압류한 채권자가 가져가는 구조가 법이 정한 배당 순서로 바뀌는 것입니다.

직원 임금·퇴직금은 재단채권으로 일반 채권보다 먼저 갚고(제473조 제10호), 파산선고가 있으면 퇴직한 직원은 고용노동부에 대지급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임금채권보장법 제7조). 정리 과정이 법원 기록으로 남기 때문에 대표자가 재산을 빼돌렸다는 의심을 받을 여지도 줄어듭니다.

대표가 할 일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파산선고 뒤에는 장부, 통장, 인감, 계약서, 직원 명부를 관재인에게 넘기고 설명 요청에 답해야 합니다. 정당한 사유 없이 설명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설명하면 처벌 대상이 됩니다(제658조). 신청을 마음먹었다면 이 자료를 한곳에 모아 두는 일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도 남는 것, 그리고 비용

법인파산에는 면책 제도가 없고, 대표자가 선 연대보증은 법인 정리와 상관없이 남습니다. 회사만 정리하고 보증을 그대로 두면 독촉과 압류가 대표자 개인에게 몰리니, 보증 규모에 따라 대표자 개인회생이나 개인파산을 함께 설계합니다. 대표자 사건은 법인 사건이 계속 중인 회생법원에 낼 수 있습니다(제3조 제3항 제2호).

현실적인 걸림돌은 비용입니다. 신청인은 관재인 보수 등 절차비용을 미리 내야 하고, 내지 않으면 신청이 기각될 수 있습니다(제309조 제1항 제1호). 통장이 모두 묶이기 전에 결정해야 선택지가 남는 이유입니다. 반대로 남은 재산이 거의 없고 직원 문제도 없는 회사라면 폐업만으로 정리하는 경우도 있어, 남은 재산, 체불 여부, 보증 규모를 함께 놓고 정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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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박종진 파트너 변호사2026.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