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민사

개인회생을 알아보기 전에 신용회복위원회를 먼저 볼 사람

박종진박종진 파트너 변호사2026.08.07

빚 문제로 상담을 오시는 분들 가운데 상당수는 개인회생을 이미 마음에 정하고 오십니다. 인터넷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이름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채무 목록을 펼쳐 보면 법원 절차까지 갈 필요가 없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그럴 때는 신용회복위원회 채무조정을 먼저 권해 드립니다.

법원 밖 조정과 법원 절차

신용회복위원회 채무조정은 협약에 가입한 금융회사 채무를 조정하는 제도입니다. 연체 30일 이하는 신속채무조정, 31일부터 89일은 사전채무조정, 90일 이상은 개인워크아웃으로 나뉩니다. 이자와 연체이자를 줄이고, 개인워크아웃은 원금 일부까지 감면합니다. 재산 조사나 채권자집회가 없어 절차가 가볍습니다.

신용회복위원회 쪽에도 한도가 있습니다. 채무 총액 15억 원 이하(무담보 5억 원, 담보 10억 원)가 대상이고, 개인워크아웃의 무담보채무 상환기간은 최장 8년입니다. 개인워크아웃은 신청한 다음 날부터 협약 금융회사의 추심이 멈춥니다. 대신 협약에 가입하지 않은 곳의 빚, 개인 간 빚, 세금은 조정 대상이 아니어서 그대로 남습니다.

개인회생은 법원이 진행합니다. 담보 15억 원, 무담보 10억 원 이하의 채무를 진 급여소득자·영업소득자가 대상이고(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79조), 가용소득으로 원칙 3년을 갚은 뒤 나머지를 면책받습니다. 사채나 지인에게 빌린 돈까지 채권자목록에 넣을 수 있고, 금지·중지명령으로 강제집행을 멈출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입니다.

이런 경우라면 채무조정이 먼저입니다

  • 빚 대부분이 은행·카드사·캐피탈처럼 협약에 가입한 금융회사 채무입니다
  • 연체가 아직 길지 않고, 이자만 줄어도 지금 소득으로 갚아 나갈 수 있습니다
  • 소송이나 압류가 아직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반대로 사채나 개인 채무, 협약에 들지 않은 곳의 빚이 많거나, 이미 급여와 통장이 압류됐거나, 원금을 줄이지 않으면 도저히 감당이 안 된다면 개인회생이 현실적입니다. 소득이 생계비에도 못 미친다면 개인파산·면책을 봅니다. 2020. 4.부터 2025. 6. 사이에 사업을 한 소상공인이라면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새출발기금도 비교 대상에 넣습니다.

세금은 어느 쪽에서도 줄지 않습니다

체납 세금은 채무조정 대상이 아니고, 개인회생에서도 변제계획 안에서 전액 갚도록 정해야 합니다(제611조 제1항 제2호). 세금 비중이 큰 분이라면 어느 길로 가든 세금을 어떻게 나눠 낼지 따로 계획해야 합니다.

길을 중간에 바꾸는 것도 가능합니다. 채무조정을 받다가 개인회생으로 옮길 수 있고, 그때는 조정 내용과 남은 채무를 신청서에 반영합니다. 다만 처음부터 맞는 길을 고르면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습니다. 채무를 금융회사 대출, 개인 채무, 세금으로 나눠 한 장에 적어 보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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