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가사

고인 통장에서 돈 빼 간 형제, 고소장 쓰기 전에 볼 것

김한솔김한솔 대표 변호사2026.10.06

아버지가 돌아가신 다음 날 형이 아버지 체크카드로 현금을 찾아갔다는 사실을 거래 내역에서 확인하는 순간, 많은 분이 고소를 떠올립니다. 예전에는 가족 사이 재산범죄는 처벌되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을 텐데, 지금은 사정이 다릅니다. 다만 고소장을 쓰기 전에 따져 볼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가족이라도 고소하면 처벌할 수 있게 됐습니다

예전 형법은 부모·자녀·배우자처럼 가까운 가족 사이의 절도, 사기, 횡령 같은 재산범죄는 형을 면제했습니다.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 뒤 2025. 12. 31. 형법 제328조가 바뀌어, 이제는 친족 사이라도 피해자가 고소하면 공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이 규정은 2024. 6. 27. 이후 처음 저지른 범죄부터 적용되므로 돈이 빠져나간 날짜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사망 뒤 고인의 체크카드나 모바일뱅킹으로 돈을 옮겼다면 컴퓨터등사용사기가, 통장과 도장으로 창구에서 찾았다면 사기나 사문서위조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고인 통장으로 현금자동지급기에서 이체한 사건에서 대법원이 피해자를 은행으로 보아 친족 사이 규정을 적용하지 않은 판결도 있어, 어떤 방식으로 돈이 나갔는지가 중요합니다.

6개월이라는 기한

고소가 있어야 하는 죄는 범인을 알게 된 날부터 6개월 안에 고소해야 합니다(형사소송법 제230조). 거래 내역을 받아 형이 찾아간 것을 확인한 날이 기준이 되는 경우가 많으니, 그 날짜를 기록해 두세요. 개정 당시 있었던 6개월 특례 기간은 2026년 6월 말에 끝났습니다.

고소는 경찰에 합니다. 2026. 10. 2.부터는 경찰이 수사해 송치하면 공소청(검찰청) 검사가 기소 여부를 판단하고, 필요하면 보완수사를 요구합니다. 고소인 조사에서는 언제 어떻게 알게 됐는지, 왜 형이 한 일이라고 보는지를 묻게 되니 미리 정리해 가야 합니다.

고소가 돈을 돌려주지는 않습니다

  • 형사 절차는 처벌 여부를 정하는 것이라 돈을 받으려면 반환 청구나 상속재산분할이 따로 필요함
  • 고소는 1심 판결 선고 전까지만 취소할 수 있고, 취소하면 다시 고소할 수 없음(형사소송법 제232조)
  • 장례비·병원비로 쓴 부분이 영수증으로 확인되면 그 금액은 다툼에서 빠질 수 있음
  • 고소 사실이 알려지면 협의가 더 어려워질 수 있어 민사 일정과 함께 정해야 함

그래서 고소는 목적을 분명히 하고 시작하는 편이 좋습니다. 처벌이 목적인지, 정산을 끌어내려는 것인지에 따라 고소 시기와 민사 청구의 순서가 달라집니다.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거래 내역은 민사에서도 쓸 수 있어, 두 절차를 함께 설계하면 효과가 큽니다.

고소를 결심했다면 사망 전후 거래 내역, 인출 방식, 받은 계좌, 형과 주고받은 메시지를 날짜순으로 정리해 오세요. 지산은 고소장 작성부터 고소인 조사 동행까지 함께하고, 같은 사건의 민사 절차도 이어서 검토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가사 칼럼 더 보기

가사

자필 유언장이 무효가 되는 흔한 이유

자필 유언은 내용 전체와 연월일, 주소, 성명을 직접 쓰고 날인해야 합니다. 하나만 빠져도 무효가 되는 요건을 실제로 자주 문제 되는 모습과 함께 짚었습니다.

김미소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