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가사

유류분 소장을 받은 쪽의 첫 30일

김미소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09.23

부모님을 모시다 집을 물려받았는데 형제에게서 소장이 왔다는 분, 아버지 유언대로 재산을 받았을 뿐인데 피고가 됐다는 분이 상담실을 찾습니다. 소장에 적힌 금액을 보면 숨이 막히고, 가족에게 소송을 당했다는 사실이 더 아프기도 합니다. 그래도 지금은 감정보다 날짜가 먼저입니다. 소장 봉투를 받은 날을 달력에 적는 것부터 시작하세요.

30일 안에 답변서부터

유류분 소송은 민사소송이어서 소장 부본을 받은 날부터 30일 안에 답변서를 내야 합니다(민사소송법 제256조). 내지 않으면 변론 없이 원고 주장대로 판결이 날 수 있습니다. 한 달 안에 모든 주장을 다 쓰기 어렵다면 청구를 다툰다는 기본 입장만 담은 답변서를 먼저 내고, 자세한 주장은 준비서면으로 보충하면 됩니다.

소장에 적힌 금액은 원고가 주장하는 숫자일 뿐입니다. 겁먹고 서둘러 합의하거나, 반대로 화가 나서 형제에게 전화로 따지는 것은 둘 다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통화 내용은 녹음되어 증거로 나올 수 있다는 점도 생각하세요.

대신 소장과 함께 온 증거 목록을 차분히 읽어 보세요. 원고가 무엇을 근거로 금액을 계산했는지 알면 어디가 약한지도 보이기 시작합니다.

다툴 수 있는 지점을 하나씩

  • 시효: 원고가 상속개시와 증여를 안 날부터 1년, 상속개시부터 10년이 지났는지
  • 원고의 특별수익: 원고도 결혼자금, 주택 자금처럼 생전에 받은 것이 있는지
  • 원고의 순상속분: 남은 상속재산에서 원고가 받을 몫이 있는지
  • 재산 평가: 증여재산 가치를 부풀리지 않았는지, 상속채무를 빼지 않았는지
  • 기여 보상: 부모님을 특별히 부양한 대가로 받은 증여인지

마지막 항목은 2026. 3. 17. 개정 민법이 새로 연 길입니다.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했거나 재산 유지·증가에 특별히 기여한 데 대한 보상으로 받은 증여는 기여에 상응하는 범위에서 특별수익으로 보지 않게 됐고, 이 규정이 유류분에도 준용됩니다. 2024년 4월 25일 이후 개시된 상속에도 적용되니, 부모님을 모신 사정이 있다면 진료기록과 이체 내역으로 적극적으로 주장해야 합니다.

집을 팔아도 될까

소송 중에 문제가 된 부동산을 팔거나 가족 명의로 옮기면 재산을 빼돌리려 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고, 원고가 가압류나 가처분을 신청하는 계기가 됩니다. 꼭 처분해야 할 사정이 있다면 미리 상의하세요.

2026. 3. 17. 이후 개시된 상속이라면 유류분은 원칙적으로 돈으로 돌려주게 되고 청구한 날부터 이자가 붙습니다. 그래서 다툴 것은 다투되, 감정 결과가 나온 뒤에는 조정으로 정리할지 판단하는 시점을 놓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재판 중 조정으로 끝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조정 금액을 정할 때는 지연 이자와 소송이 길어지는 데 드는 비용, 형제 관계까지 함께 놓고 따져 보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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