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가사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의 인지청구, 2년과 3년을 기억하세요
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09.24혼인 밖에서 태어난 자녀도 법적으로 아버지의 자녀로 확정되면 다른 자녀와 같은 순위, 같은 몫으로 상속합니다. 혼외자라서 덜 받는다는 규정은 없습니다. 문제는 확정 절차와 기한입니다. 아버지가 이미 돌아가셨다면 기한이 촘촘하게 걸려 있습니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다릅니다
어머니와의 친자관계는 출산으로 생기므로 따로 인지가 없어도 상속인이 됩니다. 가족관계등록부에 올라 있지 않다면 친생자관계존재확인 같은 절차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반면 아버지와의 관계는 아버지가 인지 신고를 했거나 법원 판결로 확정되어야 생깁니다.
아버지가 살아 계실 때는 기한 없이 인지청구를 할 수 있지만, 돌아가신 뒤에는 사망을 안 날부터 2년 안에 검사를 상대로 가정법원에 소를 내야 합니다(민법 제864조). 장례식장에서 처음 소식을 듣고 상속 문제를 알아보는 사이 이 기한이 지나가는 일이 생깁니다.
유전자검사는 아버지 쪽 혈족과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면 이복형제나 아버지의 부모·형제처럼 아버지 쪽 혈족과 유전자검사를 해서 친자관계를 확인합니다. 상대가 응하지 않으면 수검명령을 신청할 수 있고, 법원은 다른 증거로 판단하기 어려울 때 검사를 명할 수 있습니다(가사소송법 제29조). 양육비나 생활비를 보낸 기록, 함께 찍은 사진과 편지도 보조 자료가 됩니다. 반대로 다른 상속인 쪽에서는 아버지가 생전에 혼외자에게 보낸 큰돈이 있다면 그것을 미리 받은 몫, 곧 특별수익으로 주장할 수 있습니다. 같은 송금 기록이 양쪽에서 다르게 쓰이는 셈입니다.
이미 나뉜 재산은 돈으로
인지는 자녀가 태어난 때로 거슬러 효력이 생기지만 제3자가 이미 얻은 권리를 해치지는 못합니다(제860조). 그래서 인지가 확정되기 전에 다른 상속인들이 재산을 나누거나 팔았다면 그 분할을 무효로 돌리지 않고, 자기 상속분에 해당하는 가액의 지급을 청구합니다(제1014조). 이 청구에는 상속회복청구의 기간이 적용되어 침해를 안 날부터 3년 안에 해야 합니다.
여기에 중요한 변화가 있었습니다. 상속회복청구에는 침해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이라는 기간도 있는데, 헌법재판소는 2024. 6. 27. 이 10년을 제1014조의 가액청구에 적용하는 부분을 위헌으로 결정했습니다(2021헌마1588).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10년이 넘어 인지가 확정됐더라도 안 날부터 3년 안이라면 가액을 청구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인지되면 빚도 상속분만큼 넘어온다는 점을 함께 보셔야 합니다. 상속인이 된 사실을 안 날부터 3개월 안에 포기나 한정승인을 검토해야 하니, 인지 소송 단계에서부터 아버지의 재산과 빚을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혼외자가 나타난 쪽이라면 분할을 서두르기보다 상속인 범위부터 확정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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