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가사
부모님을 모신 대가로 받은 집, 이제는 특별수익이 아닐 수 있습니다
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08.21예전에는 이런 상담이 참 어려웠습니다. 부모님을 오래 모신 딸이 그 대가로 집을 받았는데, 부모님이 돌아가시자 다른 형제들이 그 집을 미리 받은 상속분이라며 몫을 줄이자고 하거나 유류분을 청구해 오는 경우입니다. 기여분과 특별수익이 서로 다른 칸에서 계산되다 보니 모신 사람이 오히려 돌려줘야 하는 결과가 나오곤 했습니다.
무엇이 바뀌었나
2026. 3. 17. 개정 민법은 특별수익을 정한 제1008조에 단서를 붙였습니다. 증여나 유증이 상당한 기간 동거·간호 그 밖의 방법으로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거나 재산의 유지·증가에 특별히 기여한 데 대한 보상으로 이뤄졌다면, 기여에 상응하는 범위에서는 특별수익으로 보지 않는다는 내용입니다. 2024년 헌법재판소가 기여분을 유류분에 반영하지 않는 제1118조를 헌법불합치로 결정한 것이 계기가 됐습니다.
유류분에 관한 제1118조는 제1008조를 준용하므로 이 단서는 상속재산분할뿐 아니라 유류분 계산에도 적용됩니다. 부칙은 이 단서를 2024. 4. 25. 이후 개시된 상속에도 적용하도록 했습니다. 개정법 시행 전에 돌아가셨더라도 그 날짜 이후라면 이 원칙으로 다툴 수 있다는 뜻입니다.
보상이었다는 점은 받은 쪽이 보여 줘야 합니다
단서를 적용받으려면 두 가지 문턱을 넘어야 합니다. 하나는 부양이나 기여가 특별했어야 한다는 점으로, 기여분과 같은 기준이 적용됩니다. 다른 하나는 그 증여가 바로 그 부양이나 기여에 대한 보상이었다는 연결입니다. 증여 시기와 부양 기간이 맞물리는지, 부모님이 그런 뜻을 밝힌 기록이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반대 방향에서 보면 이 단서가 만능은 아닙니다. 부양을 맡겠다며 집을 받았지만 실제로는 요양병원 비용을 다른 형제들이 나눠 냈다면, 그 증여를 보상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청구하는 형제 쪽에서는 부양의 실제 모습을 보여 주는 반대 자료, 예를 들어 병원비를 누가 냈는지에 관한 이체 내역을 준비해 대응하게 됩니다.
- 부양 기간을 보여 주는 주민등록 이력과 진료·간호 기록의 보호자 기재
- 병원비와 생활비를 낸 계좌 이체 내역
- 증여계약서, 부모님의 편지나 메시지처럼 증여한 이유가 드러나는 자료
- 다른 형제들이 부양에 거의 관여하지 않았다는 정황
빠지는 것은 기여에 상응하는 만큼
단서가 적용돼도 증여 전체가 빠지는 것은 아닙니다. 기여에 상응하는 범위만 특별수익에서 제외되므로, 기여의 가치보다 훨씬 큰 재산을 받았다면 나머지는 여전히 특별수익으로 계산됩니다. 개정 직후라 그 범위를 어떻게 산정할지는 앞으로 판례가 쌓여야 정리될 부분입니다.
청구하는 쪽이라면 상대가 이 단서를 내세울 것을 예상하고 증여 시기와 부양의 실제 모습을 미리 따져 봐야 합니다. 받은 쪽이라면 기록이 흩어지기 전에 지금 모아 두는 것이 가장 확실한 대비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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