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가사
친권자 변경, 부모가 합의해도 법원을 거쳐야 하는 이유
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02.02이혼할 때는 엄마가 키우기로 했는데, 몇 년이 지나 아이가 아빠와 살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부모 사이에 큰 다툼 없이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으니 서류도 알아서 정리되겠거니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학교 전학이나 여권 발급을 하려는 순간, 등록부상 친권자가 여전히 상대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합의만으로는 등록부가 바뀌지 않습니다
친권자 변경은 민법 제909조 제6항에 따라 가정법원이 자녀의 복리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 하는 것이고, 청구는 자녀의 4촌 이내 친족이 할 수 있습니다. 양육에 관한 사항의 변경은 제837조 제5항에 따라 부·모·자녀·검사의 청구나 법원 직권으로 합니다. 어느 쪽이든 부모가 합의했다는 사실만으로 바뀌는 것이 아니라 법원의 결정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정한 이유는 친권과 양육이 부모의 권리이기 전에 아이를 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부모가 편의대로 주고받을 수 있게 두면 아이의 생활이 어른들 사정에 따라 흔들릴 수 있습니다. 다만 양쪽 뜻이 같다면 조정 절차에서 비교적 빨리 정리되는 경우가 많고, 결정이 확정되면 1개월 안에 친권자 변경 신고를 해야 합니다.
다툼이 있다면 무엇을 보여 줘야 하나
상대가 반대한다면 지금의 양육이 아이에게 맞지 않거나, 바꾸는 쪽이 분명히 낫다는 사정을 보여 줘야 합니다. 법원은 아이가 지금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지내고 있다면 쉽게 바꾸지 않습니다. 다른 부모의 경제 사정이 더 낫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 양육자의 방임이나 학대, 반복되는 폭언
- 양육자가 아이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사실상 돌보지 않는 상황
- 잦은 이사와 전학, 재혼 가정 안의 심한 갈등
- 정해진 면접교섭을 정당한 이유 없이 계속 막는 일
이런 사정은 학교 출결 기록, 병원 기록, 상담 기록처럼 객관적인 자료로 보여 줘야 합니다. 자녀가 13세 이상이면 법원은 결정 전에 원칙적으로 아이의 의견을 듣습니다. 아이의 뜻은 중요하게 고려되지만 그대로 결론이 되지는 않습니다.
친권과 양육을 따로 바꿀 수도 있습니다
아이가 이미 내 집에서 살고 있는데 친권은 상대에게 있다면, 친권만 바꾸는 청구도 가능합니다. 반대로 친권은 그대로 두고 양육자만 바꾸는 경우도 있습니다. 양육자가 바뀌면 양육비를 누가 누구에게 줄지도 함께 다시 정해야 하므로, 청구할 때 이 부분을 같이 다루는 것이 좋습니다.
단독 친권자가 사망했다면
이혼할 때 단독 친권자로 정해진 부모가 사망하면 친권이 다른 부모에게 저절로 넘어가지 않습니다. 생존한 부모나 아이, 그 친족은 사망 사실을 안 날부터 1개월, 사망한 날부터 6개월 안에 생존한 부모를 친권자로 지정해 달라고 청구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909조의2 제1항). 기간이 지나면 법원이 미성년후견인을 선임할 수 있으므로, 이런 일이 생겼다면 경황이 없더라도 기한부터 확인하셔야 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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