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민사
공사를 맡긴 사람과 사업자등록증 이름이 다를 때
박종진 파트너 변호사2026.03.30인테리어나 설비 공사 대금을 받으려고 지급명령을 준비하다 막히는 지점이 있습니다. 사업자등록증의 대표 이름이 나에게 일을 맡긴 사람과 다르거나, 세금계산서는 한 사람 명의로 끊었는데 공사한 곳은 그 사람 부모님 집인 경우입니다. 상대방을 잘못 정하면 이기더라도 받을 길이 막히니 이 단계에 시간을 충분히 써야 합니다.
계약 당사자는 기록을 겹쳐서 정합니다
청구 상대는 원칙적으로 공사를 맡기고 대금을 주기로 한 사람입니다. 그 사람이 누구인지는 하나의 서류가 아니라 여러 기록을 겹쳐 보며 판단합니다.
- 견적서를 받은 사람과 견적을 승인한 메시지
- 작업 내용을 지시하고 변경을 요구한 사람
- 계약금과 기성금을 보낸 계좌의 명의
- 세금계산서나 현금영수증의 발행 상대
- 공사 장소의 소유자와 실제 사용자
이 기록들이 한 사람을 가리키면 그 사람이 상대방입니다. 엇갈린다면 각자 어떤 자격으로 관여했는지를 따져야 합니다. 공사한 집의 소유자라는 이유만으로 계약 당사자가 되는 것은 아니어서, 소유자가 직접 지시하거나 돈을 보낸 기록이 있는지가 중요해집니다.
세금계산서를 누구 명의로 발행했는지도 다시 보세요. 상대방이 요청해 다른 사람 명의로 발행했다면 그 요청 메시지가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발행 명의자는 이름만 빌려줬다고, 실제 발주자는 계산서 받은 사람이 따로 있다고 서로 미루는 일이 흔하기 때문입니다.
명의를 빌려준 사람의 책임
자기 이름이나 상호로 영업하도록 허락한 명의자는, 거래 상대방이 그 명의자를 사업주로 알고 거래했다면 함께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상법 제24조). 실제 운영자와 명의자가 다른 업체라면 두 사람을 함께 상대로 삼는 방법을 검토합니다.
원청, 하청, 현장 소장을 거쳐 일이 내려온 경우도 비슷합니다. 소장이 회사 이름으로 일을 맡겼다면 그 회사가, 개인으로 맡겼다면 소장 본인이 상대방입니다. 윗단계 업체에 바로 청구하려면 하도급법상 직접지급 요건이 맞아야 하니(하도급법 제14조) 그 요건부터 확인합니다. 직접 일하고 일당을 받기로 한 기능공이라면 임금 문제로 보아 노동청 진정도 함께 검토합니다.
다툼이 예상되면 소송이 낫습니다
누가 당사자인지 다툼이 생길 것 같다면 지급명령보다 두 사람을 함께 상대로 하는 소송이 나을 수 있습니다. 한 사람만 상대로 지급명령을 냈다가 그 사람이 '나는 소개만 했다'며 이의하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을 정리하는 일은 가압류할 재산을 찾는 일과도 이어지니, 이름과 주소, 거래 은행, 직장 같은 단서를 함께 모아 두세요. 소장에서는 두 사람의 관계와 각자 관여한 내용을 시간 순서로 적고, 한 사람의 책임이 인정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의 책임을 인정해 달라는 식으로 청구를 짜기도 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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