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민사
잘못 보낸 돈, 은행이 아니라 받은 사람에게 청구합니다
강현우 파트너 변호사2026.06.28계좌번호 한 자리를 잘못 눌러 모르는 사람에게 돈이 간 경우, 가장 먼저 은행에 전화하게 됩니다. 은행이 받은 사람에게 반환을 요청해 주기도 하지만, 받은 사람이 동의하지 않으면 은행이 마음대로 돈을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법적으로 돈을 돌려 달라고 할 상대방이 은행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법률관계는 이렇게 정리됩니다
계좌이체가 이뤄지면 받은 사람이 은행에 대해 그 금액의 예금채권을 취득하고, 보낸 사람은 받은 사람을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해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입니다(대법원 2007. 11. 29. 선고 2007다51239 판결). 송금이 착오였더라도 은행에 그 돈을 되돌려 달라고 요구할 권리는 없습니다.
민법 제741조는 법률상 원인 없이 다른 사람의 재산으로 이익을 얻고 그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입힌 사람에게 그 이익을 돌려주도록 정합니다. 잘못 들어온 돈은 받은 사람이 가지고 있을 법률상 원인이 없으니 돌려줘야 합니다.
돌려받는 범위
받은 사람이 사정을 모르고 받았다면 남아 있는 이익의 한도에서 돌려주면 되고, 알고 받았다면 받은 이익에 이자를 붙이고 손해가 있으면 배상해야 합니다(민법 제748조). 그래서 잘못 보낸 돈이라는 사실을 메시지나 내용증명으로 알려 두는 것이 좋습니다. 금전은 받은 사람이 써 버렸더라도 이익이 남아 있다고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잘못 들어온 돈인 줄 알면서 써 버리면 받은 사람이 형사 책임을 질 수도 있습니다. 그런 사정을 알리면 연락을 받고 돌려주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받은 사람의 통장이 이미 다른 채권자에게 압류된 상태라면 문제가 복잡해지니 빨리 움직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받은 사람이 돌려주겠다고 하면서 수수료나 사례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돌려줄 의무가 있는 돈이므로 그런 요구에 응할 법적 이유는 없고, 송금 수수료 정도의 실비만 정리하면 됩니다.
돌려주지 않을 때의 순서
먼저 송금한 은행에 착오송금 반환을 요청하고, 그래도 돌려받지 못하면 예금보험공사의 반환지원 제도나 지급명령, 소송으로 갑니다. 이름과 계좌번호만 알아도 소송을 낸 뒤 은행에 사실조회를 신청해 주소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청구액이 3,000만 원 이하라면 소액사건으로 진행됩니다.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일반 민사채권으로 원칙적으로 10년의 시효가 적용됩니다.
착오송금이 아닌 경우
보이스피싱에 속아 보낸 돈은 착오송금 반환지원 대상이 아닙니다. 이때는 즉시 송금한 은행이나 받은 은행에 지급정지를 요청하고 경찰에 신고해 피해구제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또 갚을 것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 낸 돈은 돌려 달라고 할 수 없으니(민법 제742조), 같은 대금을 두 번 보냈다면 실수였다는 정황을 남겨 두시기 바랍니다. 도박 빚처럼 불법한 원인으로 준 돈은 원칙적으로 돌려받을 수 없다는 점(민법 제746조)도 함께 알아 두세요.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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