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민사
윗집 누수, 세입자 책임일까 집주인 책임일까
강현우 파트너 변호사2026.06.27천장에서 물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가장 먼저 윗집 초인종을 누르게 됩니다. 그런데 윗집에 세입자가 살고 있으면 세입자는 집주인에게 말하라 하고, 집주인은 세입자가 잘못 썼다고 합니다. 누구에게 청구해야 하는지는 물이 어디서 새는지와 민법 제758조의 구조를 함께 봐야 답이 나옵니다.
1차 책임은 점유자에게
민법 제758조는 공작물의 설치나 보존상 하자로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먼저 점유자가 배상하도록 정합니다. 점유자가 손해를 막기 위해 필요한 주의를 다했다는 점을 증명하면, 그때는 소유자가 배상합니다. 소유자의 이 책임은 소유자에게 과실이 없어도 지는 책임입니다.
윗집 욕실 방수층이 노후해 물이 샌 경우라면 세입자가 이를 알거나 막기 어려웠던 사정이 인정되기 쉬워 결국 소유자가 책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세입자가 세탁기 배수 호스를 제대로 꽂지 않았다면 세입자의 잘못이 됩니다. 실제 소송에서는 누구 책임인지가 감정 전까지 분명하지 않아 두 사람을 함께 피고로 삼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입자와 집주인 사이의 내부 정리는 피해자가 신경 쓸 문제가 아닙니다. 아랫집은 법이 정한 순서에 따라 책임질 사람에게 청구하면 되고, 윗집 세입자와 집주인이 서로 얼마씩 부담할지는 그들 사이의 임대차계약과 사정에 따라 따로 정리됩니다.
공용부분이 원인이라면
공동주택의 공용배관, 외벽, 옥상 방수층이 원인이라면 윗집이 아니라 관리단이나 관리주체가 책임의 상대방이 됩니다. 원인을 확인하지 않고 윗집만 상대로 소송을 냈다가 감정 결과에 따라 피고를 바꾸거나 추가해야 하는 일이 생기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첫 단계는 관리사무소 점검 기록과 누수탐지업체의 소견서입니다. 어느 배관에서 어떤 이유로 새는지가 적힌 서류가 있어야 상대방을 정확히 고를 수 있습니다. 윗집이 점검을 위한 출입을 거부한다면 그 사정도 기록해 두세요.
아랫집이 세입자라면 자기 집 집주인에게 수리를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 임대인은 임차인이 집을 쓸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할 의무가 있으므로, 천장 복구는 집주인에게, 가재도구 손해는 윗집 쪽에 청구하는 식으로 나눠 진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보험과 손해의 범위
윗집이 가입한 일상생활 배상책임보험으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고, 피해자는 가해자 보험사에 직접 보상을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상법 제724조 제2항). 다만 보험사가 원인 조사 결과에 따라 일부만 인정하거나 지급을 거절할 수 있으니 사진과 견적서는 따로 보관하고 접수 번호와 진행 상황을 적어 두시기 바랍니다.
청구할 손해는 젖은 천장과 벽지, 바닥의 복구비, 망가진 가구와 가전, 공사 기간에 지낸 숙박비가 기본입니다. 위자료는 재산상 손해가 배상되면 따로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기대치를 낮춰 두는 편이 좋습니다. 누수를 알고도 오래 방치해 곰팡이가 번졌다면 늘어난 손해 일부는 피해자 몫으로 줄어들 수 있으니, 임시 조치를 하고 그 영수증과 사진도 남겨 두세요.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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