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민사
투자금이었다는 반박, 원금 보장 약속이 갈림길입니다
박종진 파트너 변호사2026.09.17사업하는 지인에게 돈을 건넨 경우, 분쟁이 생기면 같은 돈에 이름이 둘로 갈립니다. 건넨 사람은 빌려준 돈이라 하고, 받은 사람은 투자받은 돈이니 사업이 잘못된 이상 돌려줄 의무가 없다고 합니다. 이 다툼은 계약서 제목에 '투자'라는 단어가 있느냐로 끝나지 않습니다.
대여와 투자를 가르는 기준
대여는 정한 날 원금을 돌려받는 거래이고, 투자는 사업 결과에 따라 이익도 손실도 나누는 거래입니다. 법원은 명칭보다 실제 약정의 내용을 봅니다. 원금을 돌려주기로 했는지, 수익이 사업 성과와 관계없이 정해져 있었는지, 손실을 함께 부담하기로 했는지, 돈을 낸 사람이 경영에 얼마나 관여했는지가 주된 기준입니다.
예를 들어 매달 일정한 금액을 수익금으로 주고 1년 뒤 원금을 돌려준다는 약속이 있었다면, 서류 이름이 투자약정서라도 실질은 대여에 가깝다고 볼 여지가 큽니다. 반대로 지분을 받고 회의에 참석하며 주요 결정에 의견을 냈다면 대여라고 주장하기가 어려워집니다.
돈을 건넬 당시 오간 말도 중요합니다. 수익이 나면 나눠 주겠다는 말보다 언제까지 원금을 돌려주겠다는 말이 많았다면 대여 쪽 사정이 됩니다. 송금 메모에 적은 짧은 단어 하나가 판단 자료로 쓰이기도 합니다.
투자로 판단되면 다른 청구원인을 찾습니다
진짜 투자였다면 사업이 실패했다는 사정만으로 원금을 돌려받기는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길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원금 보장 약정이 따로 있었다면 그 약정에 따른 약정금을 청구할 수 있고, 투자계약을 해제할 사유가 있으면 원상회복을 구할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사업 내용을 속여 돈을 받았다면 불법행위 손해배상도 문제 됩니다.
실무에서는 하나의 소송에서 대여금 청구를 주위적으로, 약정금이나 손해배상 청구를 예비적으로 함께 구성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법원이 대여로 보지 않더라도 다른 청구원인으로 판단받을 수 있게 하려는 것입니다. 어떤 청구를 앞에 둘지는 남아 있는 자료가 어느 쪽을 더 잘 뒷받침하는지에 따라 정합니다.
형사 고소는 순서를 따져서
원금 보장과 고수익을 약속하며 여러 사람에게서 돈을 모았다면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이 문제 될 수 있고, 처음부터 갚을 능력 없이 속였다면 사기가 됩니다. 그러나 사업이 실패했다는 사정만으로 범죄가 되지는 않습니다. 고소만으로 돈이 돌아오지도 않으니, 형사 절차는 가압류와 민사 회수 계획과 함께 놓고 순서를 정하시기 바랍니다.
돈을 받은 쪽에서 소장을 받았다면 반대 방향으로 같은 기준을 씁니다. 사업 결과에 따라 수익을 나누기로 했다는 대화, 돈을 낸 사람이 사업 결정에 참여한 기록, 손실이 나면 함께 떠안기로 한 정황을 모아 투자였다는 점을 보여 주는 것이 방어의 출발점입니다.
투자약정서, 사업계획서, 수익금이 들어온 내역, 원금 이야기가 담긴 메시지를 함께 보면 어느 쪽으로 구성할지 판단이 빨라집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민사 칼럼 더 보기
민사
2026년 2월부터 바뀐 압류금지 금액과 생계비계좌
2026. 2. 1. 이후 접수된 압류명령부터 압류금지 기준이 250만 원으로 올랐고 생계비계좌 제도가 새로 생겼습니다. 채권자와 채무자가 각각 알아 둘 변화를 정리했습니다.
강현우 파트너 변호사2026.10.06민사
항소할까 말까, 2주 안에 따져 볼 것
1심 결과가 아쉬우면 항소부터 떠올리게 됩니다. 항소 비용과 기간, 새로 낼 수 있는 자료, 상대방이 항소했을 때의 대응까지 함께 생각해 볼 점을 정리했습니다.
박종진 파트너 변호사2026.10.04민사
계약서에 없는 추가공사, 대금을 받을 수 있는 경우
서면 합의가 없어도 건축주의 지시나 승낙, 실제 시공, 금액 근거를 증명하면 추가공사대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중도 해제 때 기성고 정산과 3년 시효도 함께 봅니다.
박종진 파트너 변호사2026.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