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민사

옆 건물 공사 뒤 생긴 균열, 원래 낡은 집이라는 말에 답하려면

박종진박종진 파트너 변호사2026.03.14

옆 땅에서 터파기가 시작되고 몇 주 뒤, 거실 벽에 실금이 보이고 현관문이 잘 닫히지 않습니다. 시공사에 연락하면 돌아오는 답은 거의 같습니다. 원래 오래된 집이라 생긴 균열이라는 것입니다. 이 말에 어떻게 답할 수 있는지가 인접 공사 피해 사건의 중심입니다.

책임의 근거

공사 과정의 과실로 이웃 건물에 손해를 입혔다면 시공사는 불법행위 책임을 집니다(민법 제750조). 건축주는 원칙적으로 시공사가 제3자에게 입힌 손해를 책임지지 않지만, 도급이나 지시에 중대한 과실이 있으면 함께 책임을 집니다(민법 제757조). 소음과 진동이 생활에 고통을 줄 정도라면 토지소유자의 방해 방지 의무(민법 제217조)도 근거가 됩니다.

인과관계는 공사 전후 비교로 보여 줍니다

배상의 관건은 공사로 균열이나 침하가 생겼다는 인과관계입니다. 법원은 공사 시기와 균열이 생기거나 커진 시기가 맞는지, 피해가 공사장 쪽에 몰려 있는지, 계측 자료에 진동이나 지하수위 변화가 남았는지를 함께 봅니다. 소송에서는 법원 감정으로 원인과 보수비를 정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 공사 전 건물 사진(매매·임대 당시 사진, 예전 인테리어 기록)
  • 시공사가 착공 전에 한 주변 건물 현황조사 보고서
  • 균열마다 줄자를 대고 찍은 사진과 같은 자리의 정기 촬영
  • 시공사와 건축주에게 피해를 알린 서면

굴착 규모가 큰 현장은 착공 전에 주변 건물 상태를 조사해 두는 경우가 많으니 그 보고서를 요청해 보세요. 피해가 계속 커지는 중이라면 법원의 증거보전 절차로 현재 상태를 고정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공사가 끝나고 나면 원인을 밝히기 더 어려워지므로 기록은 공사 중에 남기는 것이 유리합니다.

노후가 함께 원인이라면

건물이 오래돼 원래 균열이 있었더라도 공사로 피해가 커졌다면 배상 책임이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다만 법원은 노후가 피해에 기여한 정도를 따져 배상 범위를 줄이거나, 낡은 자재를 새것으로 바꾸는 데 드는 비용에서 감가상각을 고려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공사 전 상태 자료가 많을수록 공사가 기여한 몫을 크게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시공사가 보험으로 처리하겠다며 합의서를 내밀면, 손해사정 금액을 다른 업체 견적과 비교하고 이후 일체의 청구를 포기한다는 문구가 있는지 확인한 뒤 서명하세요. 공사가 계속 중이라면 추가 피해를 청구할 여지를 남겨 두는 것이 좋습니다.

영업 피해가 있다면 공사 전후 매출 자료와 휴업한 날의 기록도 함께 모아 두세요. 건물 수리비와 달리 영업 손실은 자료가 없으면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청구 기한도 챙겨야 합니다.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권은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소멸합니다(민법 제766조). 소음·진동 피해라면 환경분쟁조정피해구제위원회 조정도 선택지가 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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