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민사

지체상금이 공사대금보다 커졌을 때 따져 볼 것

박종진박종진 파트너 변호사2026.04.24

공사가 예정보다 늦어지면 계약서의 지체상금 조항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계약금액에 하루 몇 천분의 일을 곱하고 늦어진 날수를 곱하는 구조라, 지연이 몇 달만 이어져도 금액이 금세 불어납니다. 잔금을 청구했더니 지체상금으로 상계하고도 남는다는 답변서가 돌아오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지체상금의 성격부터

지체상금 약정은 대개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봅니다. 손해배상액의 예정은 실제 손해를 증명하지 않아도 정한 금액을 청구할 수 있게 하는 대신, 금액이 부당히 과다하면 법원이 적당히 줄일 수 있습니다(민법 제398조 제2항). 계약서에 위약벌로 정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판단이 달라지므로 조항의 문구부터 확인합니다.

감액보다 먼저 날수를 다툽니다

지체상금은 시공자에게 책임이 있는 지연에 대해서만 붙습니다. 건축주의 설계변경이나 추가공사 지시, 건축주가 맡은 자재 공급의 지연, 인허가 지연처럼 시공자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늦어진 기간은 빼고 계산해야 합니다. 이 부분을 정리하면 감액 주장을 하기도 전에 금액이 크게 줄어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 설계변경이나 추가공사를 지시받은 날과 그로 인해 늘어난 작업 기간
  • 건축주가 공급하기로 한 자재가 실제로 들어온 날짜
  • 공기 연장을 요청하거나 합의한 문서와 메시지
  • 작업이 불가능했던 날의 기상 기록

작업일보와 메시지를 시간순으로 맞춰 보면 빠질 날이 하나둘 드러납니다. 지체상금이 언제부터 언제까지 붙는지도 다툼거리입니다. 공사 도중 계약이 해제됐다면 종료일을 언제로 볼지 따로 따져야 하고, 시공자가 공사를 마칠 수 있었던 날을 넘어서까지 무한정 붙는 것도 아닙니다.

건축주가 지체상금과 함께 실제 손해까지 따로 청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손해배상액을 예정해 두었다면 원칙적으로 그 예정액 범위에서 정리되고, 예정액을 넘는 손해를 따로 받기는 어렵습니다. 계약서에 별도 손해배상을 허용하는 문구가 있는지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법원이 감액할 때 보는 사정

법원은 당사자의 지위, 계약의 목적과 내용, 예정액을 정한 경위, 예정액이 공사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중, 실제로 생긴 손해와의 차이, 거래 관행 같은 사정을 함께 봅니다. 건축주의 실제 손해가 임대 개시가 몇 달 늦어진 정도라면 그 규모가 감액의 중요한 근거가 됩니다.

공사대금 소송에서 지체상금은 대개 상계 항변의 형태로 들어옵니다. 시공자가 잔금을 청구하면 건축주가 지체상금 채권으로 상계한다고 맞서는 구조라, 시공자는 잔금 청구와 지체상금 반박을 하나의 흐름으로 준비해야 합니다.

건축주 입장에서도 이 조항만 믿을 일은 아닙니다. 지연 원인을 정리해 두지 않으면 상당 부분이 빠지거나 감액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시공자는 지연 사유가 생길 때마다 서면으로 알리고 공기 연장을 요청해 두는 습관이 나중에 가장 큰 방어 자료가 됩니다. 결국 공사 기간 중에 남긴 기록이 숫자를 정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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