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민사

분양계약 위약금 10분의 1, 그대로 확정되지는 않습니다

강현우강현우 파트너 변호사2026.01.17

모델하우스에서 상담만 받으려다 그 자리에서 서명하고, 집에 돌아와 마음이 바뀌어 취소를 요청하면 분양사무실은 공급대금의 10분의 1을 위약금으로 내야 한다고 답합니다. 이미 낸 계약금은 몰수되고 차액까지 청구받기도 합니다. 계약서에 적혀 있으니 끝난 이야기일까요.

계약금 포기 해제와 위약금 조항

계약금을 낸 경우 다른 약정이 없으면 상대방이 이행에 착수하기 전까지 계약금을 포기하고 해제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565조). 분양계약서는 대부분 이와 별도로 계약자가 해제하면 공급대금의 일정 비율을 위약금으로 한다는 조항을 둡니다. 실제 다툼은 이 위약금 조항에서 생깁니다.

손해배상액의 예정이라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위약금 약정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됩니다. 그리고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하면 법원이 적당히 줄일 수 있습니다(민법 제398조 제2항, 제4항). 법원은 계약 체결 경위, 해제 시점, 분양사업자가 실제로 입을 손해, 다시 분양할 수 있는지 같은 사정을 함께 봅니다.

서명 직후 곧바로 해제 의사를 밝혔다면 분양사업자의 손해는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이 사정이 감액 판단에서 고려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상당 기간이 지나 중도금 대출이 실행된 뒤라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분양 현장에 미분양이 많았는지, 그 호실이 곧바로 다시 팔렸는지도 손해의 크기를 가늠하는 자료가 됩니다.

반대 방향도 살펴야 합니다. 분양사업자의 사정으로 계약이 해제될 때 분양사업자가 내야 할 위약금이 계약서에 어떻게 정해져 있는지 비교해 보세요. 계약자 쪽 위약금만 무겁게 정해 두었다면 그 불균형 자체가 감액이나 약관 문제를 주장하는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가계약금, 홀딩비라는 이름

일단 잡아 두고 아니면 안 해도 된다며 받는 돈이 있습니다. 이름이 가계약금이어도 호실, 금액, 납부 조건이 정해진 계약서에 서명했다면 본계약으로 볼 여지가 있어 위약금 조항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환불을 약속받고 낸 돈이라면 그 약속이 돌려받을 근거가 됩니다.

  • 돈을 낸 경위가 담긴 문자, 상담 녹음, 영수증 문구
  • 서명한 계약서 사본(받지 못했다면 요청한 기록)
  • 해제 의사를 처음 밝힌 날짜와 방법
  • 분양사업자가 그 호실을 다시 분양했는지

분양계약에는 대부분 법이 정한 숙려기간이 따로 없어 서명의 무게가 큽니다. 계약서 첫 장만 받았다면 전체 사본을 달라고 문자로 요청해 기록을 남기세요. 해제 의사는 전화보다 내용증명이나 문자처럼 날짜가 남는 방법으로 밝히는 것이 좋습니다.

위약금 조항 자체가 약관으로서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지도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서명 전이라면 위약금 비율과 해제 조건을 다시 읽어 보는 것만으로도 나중의 다툼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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