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민사

아파트 하자 담보책임기간이 지났다면 정말 끝일까

박종진박종진 파트너 변호사2026.09.26

“2년 지났으니 이제 마감 하자는 안 됩니다.” 입주 3년 차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흔히 오가는 말입니다. 하자담보책임기간이 지나면 모든 청구가 막힌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적용 법률과 청구 내용에 따라 판단이 다를 수 있습니다.

두 개의 법, 비슷한 숫자

아파트 하자에는 집합건물법과 공동주택관리법이 함께 걸립니다. 기간 숫자는 비슷합니다. 주요구조부와 지반공사 하자는 10년, 구조상·안전상 하자는 5년, 설비나 창호 같은 기능상 하자는 3년, 마감공사 하자는 2년이고, 세대 내부는 인도한 날, 공용부분은 사용검사일부터 셉니다. 차이는 그 기간을 어떤 성격으로 보느냐에 있습니다.

집합건물법은 기간 안의 권리행사를 요구합니다

구 집합건물법 사안에서 대법원은 담보책임기간을 권리를 행사해야 하는 제척기간으로 보았습니다. 다만 꼭 소송을 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기간 안에 하자를 특정해 보수나 배상을 청구했다면 권리를 행사한 것으로 보았습니다. 손해배상채권을 넘겨받았다는 양도 통지만으로는 권리행사로 보지 않았습니다(대법원 2012. 3. 22. 선고 2010다28840 전원합의체 판결).

현행 집합건물법 제9조의2의 기간에도 같은 법리가 그대로 적용되는지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실무에서는 같은 흐름으로 대비합니다. 기간 안에 하자를 특정한 서면을 보내 두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하자로 건물이 멸실되거나 훼손됐다면 그날부터 1년 안에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는 규정도 따로 있습니다(같은 조 제3항).

공동주택관리법은 기간 안에 생긴 하자를 봅니다

반면 공동주택관리법의 담보책임기간에 대해 대법원은 그 기간 안에 생긴 하자에 책임을 묻는 기간으로 보아, 기간 안에 발생한 하자라면 기간이 끝난 뒤에도 보수를 청구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24. 10. 8. 선고 2023다298892 판결, 구법 사안). 이때는 하자가 기간 안에 생겼다는 점을 입주자 쪽이 보여 줘야 합니다.

그래서 관리사무소 하자 접수 대장, 날짜가 남은 사진, 시공사의 회신이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기간이 지났다는 말을 들었다면 포기하기 전에 언제 처음 하자가 드러났는지부터 기록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손해배상 청구는 행사 기간을 따로 따져야 하므로 서두르는 편이 좋습니다.

기간 안에 해 둘 일

보수 청구를 받은 사업주체는 15일 안에 하자를 보수하거나 보수계획을 서면으로 알려야 하고, 하자가 아니라고 본다면 그 이유를 서면으로 통보해야 합니다(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38조 제3항). 청구서와 회신을 모두 보관하면 언제 어떤 하자를 특정해 청구했는지가 그대로 증거로 남습니다. 시공사가 하자를 부인한다면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의 하자 여부 판정을 받아 두는 것도 방법입니다(같은 법 제39조).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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