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민사

현장 일당이 밀렸을 때, 처벌불원서는 돈을 받은 뒤에

박종진박종진 파트너 변호사2026.09.23

건설현장 일당은 팀장을 거쳐 내려오는 경우가 많아서, 돈이 밀리면 누구에게 따져야 할지부터 막막합니다. 팀장은 하청에서 안 내려왔다고 하고, 하청은 원청 핑계를 댑니다. 이럴 때는 말을 쫓아다니기보다 내가 일한 기록과 도급 구조를 먼저 정리하는 편이 빠릅니다.

진정서에는 위로 이어지는 업체 이름까지

고용노동부 진정서에는 나를 직접 쓴 팀장이나 업체만이 아니라 현장 이름, 하청업체, 원청 건설사를 함께 적어 두세요. 팀장이 건설업 등록이 없는 사람이라면 바로 위 수급인이 함께 임금을 책임지고, 그 위도 등록이 없다면 처음 나오는 등록 건설사가 책임을 집니다(근로기준법 제44조의2). 원청이 하청에 돈을 다 보냈다는 말은 이 책임을 피할 이유가 되지 못합니다.

  • 일한 날짜와 일당을 적은 달력
  • 일당이 들어온 통장 내역(안 들어온 날도 보이게)
  • 출역표 사진, 현장 출입 기록, 작업 사진
  • 팀장과 주고받은 문자, 체불액을 인정한 메시지

현금으로만 받아 통장 기록이 없다면 함께 일한 동료의 진술과 작업 사진, 팀장과의 문자로도 근로 사실을 보여 줄 수 있습니다. 업체가 건설업 등록을 했는지는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형사 절차가 협상의 계기가 됩니다

임금체불 사업주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받을 수 있고, 2026. 10. 8. 이후 체불부터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무거워집니다(근로기준법 제109조, 10. 8.부터 제107조). 다만 근로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히면 기소할 수 없는 구조여서, 사업주가 이 단계에서 지급을 약속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처벌불원서는 실제로 돈이 들어온 뒤에 써 주는 것이 안전합니다. 지급 약속만 믿고 먼저 써 주면 형사 절차가 끝나 남은 돈을 받을 수단이 줄어듭니다. 일부만 받았다면 받은 금액과 남은 금액을 적은 확인서를 함께 받아 두세요.

합의서에 '나머지 청구를 모두 포기한다'는 문구가 들어 있는지도 확인하세요. 일부만 받고 그런 문구에 서명하면 남은 일당과 지연이자를 청구하기 어려워집니다.

돈이 안 나오면 집행권원으로

진정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체불 확인 자료로 지급명령이나 소액사건 소송을 내 집행권원을 받습니다. 집행권원이 있으면 직상수급인에게 하도급대금 범위에서, 원수급인에게도 하수급인이 받을 돈 범위에서 직접 지급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제44조의3). 회사가 파산했거나 지급 능력이 없다면 고용노동부의 대지급금 제도도 함께 알아보세요(임금채권보장법 제7조). 퇴직 후 14일이 지나도 받지 못한 임금에는 연 100분의 20의 지연이자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근로기준법 제37조, 시행령 제17조).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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