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가사

외도를 알게 된 첫 일주일, 순서가 결과를 바꿉니다

김미소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05.01

상담 전화는 밤에 걸려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배우자의 휴대폰 알림을 우연히 보고, 그 길로 거실에 나와 전화를 거는 분들입니다. 그 순간 가장 하고 싶은 일은 상대에게 연락해 따지는 것입니다. 그런데 상간 사건에서는 이 첫 일주일의 순서가 나중에 법원에 낼 수 있는 자료의 양을 정합니다.

첫날과 이튿날, 기록을 남기는 시간

가장 먼저 할 일은 알게 된 날짜와 경위를 적는 것입니다. 무엇을 보고 알았는지, 그때 배우자가 뭐라고 했는지 짧게라도 적어 두세요. 이 날짜는 상간자에 대한 청구 기간 3년을 세는 기준이 되고(민법 제766조), 부정행위를 이유로 한 이혼 청구 기간을 따질 때도 쓰입니다(민법 제841조).

눈앞에 보이는 대화나 사진은 원본을 그대로 두고 캡처를 따로 남깁니다. 날짜와 상대 이름이 한 화면에 나오게 찍어 두면 나중에 하나씩 설명하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잠금을 풀어 배우자 휴대폰을 뒤지거나 계정에 몰래 들어가는 방식은 별도의 형사 문제가 될 수 있어 피해야 합니다.

배우자와 이야기를 나눈다면 그 대화는 녹음해 두어도 됩니다. 내가 참여한 대화를 녹음하는 것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 아닙니다. 다그치기보다 언제부터, 누구와, 상대가 결혼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를 차분히 묻는 편이 나중에 쓸모 있는 대화가 됩니다.

사흘째부터 닷새째, 지워질 것부터 챙기기

숙박업소나 주차장 CCTV는 보관 기간이 짧습니다. 카드 결제 문자나 영수증으로 날짜와 장소를 확인했다면 그 정보를 따로 적고, 법원에 증거보전을 신청할 수 있는지 검토합니다(민사소송법 제375조). 업소에 찾아가 영상을 직접 받아 오면 개인정보 문제로 번질 수 있어 법원 절차를 거치는 편이 안전합니다.

상간자에 대해 아는 것도 한 장에 모읍니다. 이름, 전화번호, 카카오톡 아이디, 직장, 차량번호처럼 사람을 가려낼 수 있는 단서면 충분합니다. 주소를 몰라도 소를 낸 뒤 사실조회로 찾는 방법이 있으니, 이 단계에서 뒷조사를 맡길 필요는 없습니다.

엿새째와 이레째, 한 폴더로 묶기

주말쯤에는 흩어진 자료를 한곳에 모읍니다. 파일 이름 앞에 날짜를 붙여 저장하고, 카드나 은행 거래 내역은 앱에서 기간을 정해 PDF로 내려받아 둡니다. 배우자와 함께 쓰는 클라우드나 공유 앨범은 피하고 나만 쓰는 저장 공간에 보관하세요. 이렇게 묶어 두면 상담에서 무엇이 이미 충분하고 무엇이 비어 있는지가 바로 보입니다.

일주일 안에는 미뤄 두는 편이 좋은 일

  • 상간자에게 전화나 문자로 따지기
  • 상간자의 직장, 가족, SNS에 알리기
  • 배우자 차나 휴대폰에 녹음기·위치추적 앱 설치하기
  • 홧김에 이혼 서류부터 내기

이른 연락은 상대에게 대화를 지우고 '결혼한 줄 몰랐다'는 말을 준비할 시간을 줍니다. 이혼 여부도 서둘러 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상간자에 대한 청구는 혼인을 유지하든 이혼하든 할 수 있으니, 자료를 정리한 뒤 차분히 정해도 늦지 않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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