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가사

배우자에게 위자료를 받았다면 상간자에게 또 받을 수 있을까

김미소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08.27

이혼하면서 배우자에게 위자료를 받았는데 상간자에게도 따로 청구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거꾸로 상간 소송의 피고는 원고가 이미 배우자에게 돈을 받았으니 더 줄 이유가 없다고 다툽니다. 이 문제를 풀려면 외도한 배우자와 상간자가 어떤 관계로 책임을 지는지부터 봐야 합니다.

같은 손해를 함께 책임지는 관계

대법원은 부정행위를 한 배우자와 상간자가 공동불법행위 책임을 지고, 그 관계는 부진정연대채무라고 봅니다(대법원 2015. 5. 29. 선고 2013므2441 판결). 두 사람이 같은 손해를 함께 갚아야 하는 사이라는 뜻입니다. 피해자는 누구에게든 전부를 청구할 수 있지만 같은 손해를 두 번 받을 수는 없습니다.

이혼 판결에서 배우자와 상간자에게 공동하여 얼마를 지급하라는 주문이 자주 나오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한 사람이 낸 만큼 다른 사람의 책임도 줄어듭니다. 각자에게 판결 금액 전부를 따로 받는 구조가 아닙니다.

먼저 받은 돈은 어떻게 계산될까

협의이혼이나 조정으로 배우자에게서 먼저 돈을 받은 경우가 까다롭습니다. 그 돈이 외도로 입은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라면 상간자 소송에서 전체 손해를 정할 때 고려될 수 있습니다. 상간자는 원고가 이미 충분히 배상받았다고 주장할 것입니다.

반면 그 돈이 재산분할이나 양육비 명목이었다면 위자료와 성격이 다릅니다. 이혼할 때 주고받은 돈은 명목이 섞여 있는 경우가 많아서, 상간자 소송에서 이 돈의 성격을 두고 다툼이 벌어지곤 합니다. 그래서 다음 사항을 먼저 확인합니다.

  • 이혼 합의서나 조정조서에 위자료와 재산분할 금액이 나뉘어 적혀 있는지
  • 배우자와 서로 더 청구하지 않기로 한 문구가 있는지, 그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 실제로 받은 금액과 받은 날짜

배우자와의 합의가 상간자에게도 미칠까

배우자와 서로 더 청구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면 배우자에 대한 청구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 합의가 상간자에 대한 청구까지 막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합의 문구가 누구에 대한 권리를 포기한 것인지, 받은 금액이 전체 손해를 채운다고 볼 수 있는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집니다.

원고 쪽이라면 이혼 합의를 하기 전에 상간자에 대한 청구 계획을 함께 세워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합의서에 각 금액의 명목을 분명히 적어 두는 것만으로도 나중 다툼이 줄어듭니다. 피고 쪽이라면 원고와 배우자 사이의 이혼 서류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확인하는 것이 감액 주장의 출발점이 됩니다. 명목이 적혀 있지 않다면 이체 메모나 당시 주고받은 메시지로 그 돈의 성격을 보여 줄 수밖에 없습니다.

이혼에 이른 손해에 대한 시효는 혼인이 해소된 때부터 진행한다는 판례도 있습니다(대법원 2026. 1. 29. 선고 2025므10716 판결). 이혼을 마친 뒤 상간자 문제를 정리할 시간이 아주 없지는 않다는 뜻이니, 서두르기보다 앞의 서류부터 정리해 보세요.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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