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가사
일체 이의 없음 한 줄로 앞날까지 막을 수 있을까
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09.01상간 합의서 끝부분에는 흔히 이런 문장이 들어갑니다. 갑은 이 사건과 관련하여 향후 민형사상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서명하는 쪽은 이 한 줄로 모든 것이 끝난다고 생각하고, 받는 쪽은 이 문장이 무엇을 포기하는 것인지 깊이 따져 보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문장이 미치는 범위는 생각보다 좁을 수도, 넓을 수도 있습니다.
합의는 합의한 날까지의 일을 정리합니다
이런 부제소 문구는 대체로 합의서 작성일까지의 행위에 관한 약속으로 해석됩니다. 합의 뒤에 두 사람이 다시 만났다면 그것은 새로운 부정행위이고 따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위반 시 지급 조항이 있다면 그 금액도 함께 청구할 수 있습니다. 합의 뒤 몇 달 만에 다시 연락이 시작되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합의서에 부정행위 기간을 날짜로 적어 두었다면 그 뒤의 만남이 새로운 행위라는 점을 보여 주기가 훨씬 수월합니다.
다만 조건이 하나 붙습니다. 합의 뒤 다시 만난 시점에 혼인관계가 이미 회복할 수 없을 만큼 파탄됐다고 판단되면 새로운 만남이 불법행위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합의 뒤에도 부부가 함께 살았다는 자료를 챙겨 두는 이유입니다.
무엇을 포기하는지 하나씩 적어야 합니다
서명하는 상간자 입장에서는 이 한 줄이 무엇을 정리해 주는지가 중요합니다. 원고가 앞으로 직장에 알리지 않는다는 것까지 포함되는지, 이미 한 고소를 취하한다는 뜻인지는 이 문장만으로 분명하지 않습니다. 정리하고 싶은 것은 따로따로 적어야 합니다. 명예훼손 고소처럼 형사 사건이 걸려 있다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언제 어떤 방식으로 밝힐지도 함께 정합니다. 합의금 지급과 처벌불원서 제출의 순서가 엇갈리면 한쪽만 이행되고 끝나는 일이 생깁니다.
- 합의로 정리하는 부정행위의 기간(몇 년 몇 월 며칠까지)
- 원고가 추가로 청구하지 않는 범위
- 상간자가 원고의 배우자에게 구상금을 청구하지 않는다는 점
- 진행 중인 고소나 소송의 처리
- 합의 뒤 다시 만났을 때의 처리
구상권 포기 조항은 원고 쪽에서 특히 챙겨야 합니다. 이 조항이 없으면 혼인을 유지하는 원고의 배우자에게 상간자가 구상금을 청구할 길이 열려 있습니다. 스스로 포기한 권리는 원칙적으로 다시 행사하기 어려우니, 상간자 쪽도 포기하는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서명 전에 확인해야 합니다.
애매한 문구는 결국 다시 다툼이 됩니다
문구가 모호하면 어느 한쪽이 유리하게 해석하려 들고, 그 다툼은 또 다른 소송이 됩니다. 합의를 하는 이유가 빨리 끝내기 위해서라면 문구에 들이는 시간이 가장 아깝지 않은 시간입니다.
상대가 보내온 초안을 그대로 쓰기보다 내 입장에서 빠진 항목이 없는지 위 목록과 대조해 보고 서명하세요. 합의서는 한 번 서명하면 고치기 어렵고, 착오였다고 나중에 다투기도 쉽지 않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가사 칼럼 더 보기
가사
부부 책임이 대등하면 상간자 책임도 사라질까
부부 쌍방의 파탄 책임이 대등해 배우자에 대한 위자료가 기각되면 상간자에게도 이혼을 원인으로 한 배상을 물을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있습니다. 판결의 범위와 대비할 점을 살펴봅니다.
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10.05가사
비밀번호를 알던 배우자 휴대폰, 열어 봐도 될까
배우자 휴대폰 열람, 위치추적 앱 설치, 흥신소 의뢰는 각각 다른 법에 걸립니다. 외도 증거를 모으다 피고소인이 되는 경로를 정리했습니다.
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10.02가사
상간 소장은 어디로 오고, 누가 알게 되나요
소장이 집으로 올지 회사로 올지, 법원이 가족이나 직장에 알리는지 걱정하는 분이 많습니다. 송달이 이뤄지는 방식과 원고·피고가 각자 조심할 점을 정리했습니다.
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