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가사

상간 위자료 시효 3년, 안 날은 언제부터 셀까

김미소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08.25

외도를 알고도 바로 움직이지 못하는 분이 많습니다. 아이 때문에, 배우자가 다시는 안 만나겠다고 해서, 마음을 추스르느라 한 해 두 해가 지나갑니다. 그러다 다시 연락하는 두 사람을 보고 나서야 소송을 떠올리는데, 이때 가장 먼저 따질 것이 기간입니다.

법이 정한 두 개의 기간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시효로 소멸합니다(민법 제766조). 둘 중 먼저 끝나는 쪽이 기준입니다. 10년 기간은 외도가 아주 오래전에 있었고 최근에야 알게 된 경우에 문제가 됩니다. 외도가 몇 년에 걸쳐 이어졌다면 기간 계산이 더 복잡해집니다. 만남이 계속되는 동안의 부정행위는 하나하나가 새로운 불법행위로 평가될 여지가 있어, 오래전에 시작된 관계라도 최근까지 이어진 부분은 청구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의심한 날과 안 날은 다릅니다

여기서 안 날은 막연히 수상하다고 느낀 날이 아닙니다. 상간자가 누구인지, 어떤 관계였는지를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 만큼 구체적으로 알게 된 때를 말합니다. 배우자 휴대폰에서 낯선 이름을 처음 본 날과 그 사람이 누구이고 어떤 사이인지 확인한 날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날짜를 하나씩 짚어 둡니다. 처음 의심한 날, 대화를 처음 본 날, 상간자의 이름과 직장을 안 날, 배우자가 인정한 날입니다. 한 번 정한 날짜는 소장과 이후 서면에서 같게 유지해야 합니다. 이혼소송에서는 최근에 알았다고 하고 상간소송에서는 오래전에 알았다고 하면 시효 다툼에서 스스로 불리해집니다. 배우자와 다툰 메시지, 지인에게 털어놓은 대화, 일기나 메모처럼 그 시점을 보여 주는 기록도 지우지 말고 남겨 두세요.

이혼에 이르렀다면 기산점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외도를 안 지 3년이 지났다고 모든 길이 막히지는 않습니다. 대법원은 부정행위로 혼인이 파탄돼 이혼에 이른 경우, 이혼을 원인으로 하는 위자료는 최종적으로 이혼한 때 손해가 확정되고 혼인이 해소된 때부터 시효가 진행한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26. 1. 29. 선고 2025므10716 판결). 외도 자체에 대한 청구 기간이 지났더라도 그 외도로 이혼했다면 이혼한 날부터 3년 안에는 상간자에게 청구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부정행위 자체로 입은 손해와 이혼에 이른 손해는 청구의 성격도, 다루는 법원도 다를 수 있습니다. 어떤 손해를 구할지부터 정해야 시효 계산도 맞출 수 있습니다.

기간이 빠듯하다면

상간자의 이름이나 주소를 몰라도 전화번호가 있으면 소를 먼저 내고 법원의 사실조회로 인적사항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확인에도 시간이 걸리니 남은 기간이 몇 달뿐이라면 자료를 빈틈없이 갖추는 일보다 소장을 내는 일이 앞서야 합니다. 시효가 임박했는데 상대가 합의하자며 시간을 끄는 경우도 있습니다. 협의가 진행 중이라는 사정만으로 시효가 멈추지는 않으니, 대화는 대화대로 하되 기간 관리는 따로 해야 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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