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가사

기혼자끼리의 외도, 맞소송이 남기는 계산

김미소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07.05

내 남편의 외도 상대도 유부녀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계산이 복잡해집니다. 나는 상간녀에게 소송할 수 있지만, 상간녀의 남편도 내 남편에게 소송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양쪽 모두 이혼하지 않기로 했다면 더 그렇습니다. 이런 구조를 흔히 맞상간이라고 부르는데, 법적으로는 피해자도 가해자도 둘씩인 사건입니다.

두 소송은 따로 굴러갑니다

A의 남편과 B의 아내가 외도했다면 A는 B의 아내를, B는 A의 남편을 상대로 각각 청구할 수 있습니다. 부정행위를 한 두 사람은 각자의 피해 배우자에게 공동불법행위 책임을 지기 때문입니다(민법 제760조). 원고와 피고가 다른 별개의 사건이어서 판결도 따로 나옵니다.

같은 부정행위라도 두 판결의 금액이 같게 나온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각 가정의 혼인 기간과 자녀, 이혼 여부, 누가 더 적극적이었는지에 따라 달리 정해질 수 있습니다. 한쪽 가정만 소송을 내고 다른 쪽은 조용히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다른 쪽의 권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어서 소송을 낸 뒤에 맞소송이 들어오는 일도 생깁니다.

법원이 알아서 지워 주지 않습니다

우리 집이 받을 돈과 물어 줄 돈이 비슷하면 서로 없던 일로 처리되는 것 아니냐고 묻는 분이 많습니다. 두 소송은 원고와 피고가 달라서 법원이 알아서 상계해 주지 않습니다. 각자 판결이 나고 각자 지급해야 합니다. 서로 취하하거나 지급을 맞바꾸려면 따로 합의가 필요합니다.

가정 단위로 남는 돈

양쪽 모두 혼인을 유지한다면 내가 상대 상간자에게 받는 위자료와 내 배우자가 상대 배우자에게 물어 주는 위자료가 한 집 살림 안에서 오갑니다. 여기에 판결로 위자료를 낸 쪽이 함께 부정행위를 한 상대에게 구상을 청구하면, 그 돈도 결국 다른 가정의 살림에서 나갑니다. 소송비용까지 더하면 남는 것이 거의 없는 경우가 생깁니다. 한쪽은 이혼하고 다른 쪽은 혼인을 유지하는 경우에는 계산이 비대칭이 되니, 어느 가정에 무엇이 남는지 따로따로 따져 봐야 합니다.

그래서 양쪽 부부가 금전 청구는 서로 하지 않고 두 사람의 만남 금지와 비밀유지만 약속하는 합의로 정리하기도 합니다. 이런 합의에서 챙길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 관련된 네 사람이 모두 서명할 것
  • 서로 위자료와 구상금을 청구하지 않는다는 조항
  • 외도한 두 사람의 재접촉 금지와 위반 시 처리
  • 합의 사실과 내용에 대한 비밀유지

내 배우자가 아직 모른다면

상간소송의 피고가 된 기혼자는 집으로 서류가 오는 것부터 걱정합니다. 처음 소장은 주소지로 송달되는 경우가 많지만, 소송대리인을 선임하거나 송달받을 장소를 법원에 신고하면 그 뒤 서류를 받는 곳을 바꿀 수 있습니다(민사소송법 제184조).

다만 숨기는 데만 매달리면 대응이 늦어집니다. 내 배우자에게도 상대 상간자에게 청구할 권리가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어떤 순서로 무엇을 정리할지 정해야 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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