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가사

상간 위자료 액수, 법원은 어떤 사정을 볼까

김미소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07.01

상담 첫머리에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은 결국 얼마를 받을 수 있느냐, 또는 얼마를 물어 줘야 하느냐입니다. 검색해 보면 금액대를 단정하는 글이 많이 보입니다. 그런데 상간 위자료에는 법으로 정한 기준표가 없습니다. 민법 제751조는 정신상 고통도 배상하라고 정할 뿐, 액수는 법원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모아 정합니다. 위자료는 영수증으로 계산되는 돈이 아니어서 같은 사정을 두고도 재판부마다 평가가 조금씩 다를 수 있습니다.

소장에 적힌 금액은 출발점입니다

원고가 소장에 적는 금액은 원고가 바라는 금액입니다. 판결에서 그보다 낮게 정해지는 일이 흔하고, 그렇다고 원고가 무리했다는 뜻도 아닙니다. 피고 쪽에서 소장 금액을 보고 그대로 내야 한다고 겁먹을 이유도 없습니다. 다만 답변서를 내지 않으면 그 금액대로 판결이 날 수 있다는 점은 따로 기억해야 합니다. 청구 금액에 따라 인지대와 송달료가 달라지고, 진 부분만큼 소송비용을 나눠 부담할 수도 있어 금액을 무작정 높게 잡는 것이 능사는 아닙니다.

액수를 움직이는 사정들

판결 이유를 읽어 보면 법원이 되풀이해 언급하는 사정이 있습니다. 하나만으로 액수가 정해지지는 않고 여러 사정이 겹쳐 방향이 잡힙니다.

관계의 수위도 따집니다. 성관계까지 증명되지 않아도 부정행위는 인정될 수 있지만, 연인 같은 대화가 오간 정도에 그친 사건과 동거나 여행이 되풀이된 사건을 법원이 같게 보지는 않습니다.

  • 혼인 기간과 어린 자녀가 있는지
  • 부정행위가 이어진 기간, 만남의 빈도와 관계의 수위
  • 상간자가 기혼 사실을 얼마나 분명히 알았는지
  • 발각 뒤 관계를 끊었는지, 오히려 만남을 이어 가거나 원고를 조롱했는지
  • 부정행위로 별거나 이혼에 이르렀는지

이 가운데 실무에서 차이가 크게 느껴지는 것은 발각 뒤의 태도입니다. 들킨 뒤에도 만난 기록이나 원고에게 보낸 모욕적인 메시지는 따로 묶어 제출합니다. 피고 쪽이라면 들킨 날 연락을 끊었다는 기록이 같은 무게로 쓰입니다.

남의 판결 금액을 옮기기 어려운 이유

이혼에 이른 사건은 혼인을 유지하는 사건보다 손해가 크게 평가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혼인을 유지하는 쪽에 손해가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관계를 회복하려고 견디는 고통도 정신적 손해입니다. 배우자에게서 이미 위자료를 받았다면 그 금액도 전체 손해를 정할 때 고려될 수 있습니다. 정신과 진료 기록은 고통이 컸다는 점을 보여 주는 자료로 쓰이지만, 진료 횟수만큼 금액이 늘어나는 식으로 계산되지는 않습니다.

이렇게 변수가 많으니 다른 사람의 판결 금액을 내 사건에 그대로 대입하기는 어렵습니다. 청구 금액은 위 사정마다 근거 자료를 붙여 정하는 편이 설득력이 있고, 조정에서 금액을 주고받을 때도 그 근거가 기준이 됩니다. 피고 쪽도 마찬가지입니다. 감액을 구하려면 막연히 많다고 할 것이 아니라 어느 사정이 원고 주장과 다른지 자료로 짚어야 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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