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가사
위자료 액수, 법원은 무엇을 저울에 올리나
김미소 파트너 변호사2026.09.05이혼 상담에서 빠지지 않는 질문이 위자료 액수입니다. 인터넷에서 본 숫자를 들고 오시는 분도 많습니다. 하지만 위자료는 법에 정해진 기준표가 없고, 같은 외도 사건이라도 사정에 따라 액수가 달라집니다. 숫자보다 먼저 법원이 무엇을 보는지 알아 두시는 편이 쓸모가 있습니다.
액수를 정할 때 보는 사정
위자료는 혼인을 깨뜨린 책임이 있는 사람에게 정신적 고통을 배상하라고 청구하는 돈입니다(민법 제843조, 제806조). 법원은 아래 사정을 함께 놓고 판단합니다.
- 혼인이 파탄에 이른 경위와 책임이 누구에게 얼마나 있는지
- 부정행위나 폭력이 얼마나 오래, 어떤 방식으로 이어졌는지
- 혼인 기간과 자녀가 있는지
- 양쪽의 나이, 직업, 재산 상태
- 파탄 뒤 상대가 보인 태도
그래서 위자료를 다툴 때는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책임 있는 행동이 언제부터 어떻게 이어졌는지를 날짜순 자료로 보여 주는 편이 설득력이 있습니다.
이혼은 되는데 위자료는 안 될 수도 있습니다
이혼 청구와 위자료 청구는 저울이 다릅니다. 이혼은 혼인이 깨졌는지를 보지만, 위자료는 누가 더 책임이 있는지를 봅니다. 두 사람의 책임이 비슷하다고 판단되면 이혼은 인정되면서 위자료 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서로 위자료를 청구했다가 양쪽 모두 기각되는 결과도 그래서 생깁니다.
상대가 맞소송으로 내 잘못을 들고 나오는 경우도 흔합니다. 외도한 배우자가 '혼인은 그 전에 이미 깨져 있었다'고 주장하는 식입니다. 이때는 부정행위가 시작되기 전까지 부부가 어떻게 생활했는지, 가족 여행이나 명절을 함께 보냈는지 같은 평범한 기록이 오히려 힘을 발휘합니다. 위자료 소송은 상대의 잘못만큼이나 그 전의 혼인생활을 보여 주는 일이기도 합니다.
배우자가 아닌 사람에게도 청구합니다
혼인 파탄에 책임이 있는 제3자에게도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배우자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 부정행위를 한 상대방이 대표적이고, 혼인을 깨뜨리는 데 직접 책임이 있는 시부모나 처가가 상대가 되기도 합니다.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시효로 소멸합니다(민법 제766조).
배우자와 상간자는 같은 손해를 함께 배상할 책임을 지는 관계로 다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배우자에게 이미 위자료를 충분히 받았다면 상간자에게 같은 손해를 다시 받기는 어렵고,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구를 상대로, 어느 절차에서, 어떤 순서로 청구할지를 처음에 정해 두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위자료는 재산분할과도 성격이 다릅니다. 재산분할은 함께 모은 재산을 정리하는 것이라 책임과 상관없이 청구할 수 있고, 위자료는 책임에 대한 배상입니다. 합의서나 조정조서에 두 항목을 나눠 적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위자료 명목으로 부동산을 넘기면 세금 문제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 두십시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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