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기업
동업 원장이 나간다고 했을 때 첫 한 달
강현우 파트너 변호사2026.07.20공동개원 원장 한 명이 올해 말까지만 하겠다고 말하면 남는 원장은 일단 지분 정산 금액부터 계산합니다. 그런데 실제 다툼은 금액보다 그 계산의 기준을 언제로, 무엇으로 잡느냐에서 생깁니다. 통보를 받은 첫 한 달에 정리해 둔 자료가 정산의 방향을 좌우합니다.
계약서와 장부를 먼저 확보합니다
- 동업계약서의 탈퇴 통지 기간, 지분 평가 방법, 경업금지 조항
- 통보 시점의 통장 잔고, 미수금, 선불 패키지 잔액
- 대출·리스·임대차의 채무자와 연대보증인
- 개설 신고서와 사업자등록에 올라 있는 이름
- 인감, 공동인증서, 병원 계정을 누가 갖고 있는지
동업은 대개 민법상 조합으로 봅니다. 탈퇴한 원장 몫은 탈퇴 당시 조합재산 상태를 기준으로 계산하고 돈으로 돌려줄 수 있습니다(민법 제719조). 그래서 탈퇴 시점의 숫자를 그때 바로 출력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몇 달 지나면 그 시점의 상태를 다시 만들기 어렵습니다.
계약서에 탈퇴 통지 기간이 있다면 그 기간이 언제 끝나는지, 존속기간을 정한 동업인지도 확인하세요. 기간을 정했다면 부득이한 사유가 있을 때만 탈퇴할 수 있고, 정하지 않았더라도 조합에 불리한 시기에는 부득이한 사유 없이 탈퇴하지 못합니다(민법 제716조). 통보의 효력이 언제 생기는지가 기준일을 정합니다. 남는 원장이 지분 값을 한 번에 마련하기 어렵다면 몇 번에 나눠 언제까지 지급할지도 이때 함께 협의해 둡니다.
명의와 채무는 금액과 따로 정리합니다
나가는 원장이 개설자로 남아 있으면 이후 진료와 청구 책임이 계속 따라옵니다. 개설자 변경이나 폐업·새 개설 절차를 정산일과 맞추세요. 은행 대출과 장비 리스는 원장들끼리 합의해도 금융기관이 동의하지 않으면 채무자가 바뀌지 않으니, 보증 해지나 담보 교체를 합의의 조건으로 넣어야 합니다.
나가는 원장이 개설 명의에서는 빠지고 지분만 남기는 방식을 제안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원장이 다른 곳에서 의원을 열거나 이미 운영하고 있다면, 의료인은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할 수 없다는 의료법 제33조 제8항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정산 방식을 정할 때 개설 명의와 실제 운영이 맞는지도 함께 보세요.
선불 패키지와 직원 퇴직금도 빠뜨리기 쉽습니다. 남은 회차를 누가 책임질지, 나가는 원장이 사용자였던 기간의 퇴직금을 누가 낼지를 정하지 않으면 환자와 직원과의 분쟁으로 번집니다. 동업 기간에 대해 나중에 세무조사로 추징이 나오면 누가 얼마를 낼지도 합의서에 적어 두세요.
감정이 앞설 때 하기 쉬운 일
상대 원장의 진료실 출입이나 전산 접속을 막거나, 정산금이라며 병원 통장에서 먼저 돈을 빼는 일은 업무방해나 횡령 고소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환자들 앞에서 상대 원장을 깎아내리는 말도 마찬가지입니다.
상대가 장부를 보여 주지 않으면 조합원의 업무·재산 검사권(민법 제710조)을 근거로 서면으로 열람을 요구하세요. 대화로 정리가 안 되면 정산금 청구 소송으로 가게 되는데, 그때도 이 첫 한 달의 자료가 가장 많이 쓰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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