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기업

사실확인서 서명란 앞에서 다시 읽어야 할 문장들

강현우강현우 파트너 변호사2026.01.12

현지조사 마지막 날 오후, 조사팀이 정리한 사실확인서를 내밀며 서명을 요청합니다. 며칠 동안 긴장한 끝이라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이 앞서기 쉽습니다. 그런데 이 몇 장의 문서가 이후 환수 금액, 업무정지 기간, 자격정지, 형사 고발까지 따라다니는 기초 자료가 됩니다.

넓게 적힌 문장을 찾습니다

확인서에서 가장 자주 문제 되는 것은 범위입니다. 몇 명의 환자에게서 확인된 일이 '조사 대상 기간 동안 같은 방식으로 청구하였음'처럼 기간 전체로 넓혀 적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한 문장이 부당금액 산정의 근거가 되므로, 실제로 확인한 환자와 기간이 어디까지인지 문장마다 대조해 봐야 합니다.

표현도 봅니다. 착오로 생긴 청구를 '알면서도', '임의로' 같은 말로 정리하면 고의를 인정한 것처럼 읽힙니다. 청구 프로그램 설정이나 직원의 입력 실수였다면 그 경위를 적어 달라고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견 있음' 한 줄로는 부족합니다

고쳐 달라고 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확인서에 병원의 의견을 덧붙이거나 별도 의견서를 내겠다고 밝혀 둡니다. 이때 '이견 있음'이라고만 쓰면 나중에 무엇을 다퉜는지 알 수 없습니다. 어느 항목이 왜 다른지, 어떤 자료로 확인할 수 있는지를 짧게라도 구체적으로 적어 두세요.

서명을 끝까지 거부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효과가 없습니다. 지침상 서명을 거부하면 조사팀이 연대 서명해 확인서를 만들고, 확인서 날인을 거부했던 기관은 다음 현지조사 때 사전통지 없이 조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내용을 고치고 이견을 남기는 쪽이 대개 낫습니다. 확인서에 적힌 직원 진술 부분도 그 직원이 실제로 한 말과 같은지 본인에게 확인하게 하세요.

현장에서 듣는 말들

오늘 서명하지 않으면 기간을 늘리겠다거나, 기간 연장에 동의하면 처분은 가볍게 해 주겠다는 말을 들었다는 상담이 종종 있습니다. 조사 대상 기간이나 조사 기간을 바꾸려면 보건복지부장관의 사전승인이 필요하고, 승인되면 새 조사명령서가 나옵니다. 그런 말을 들었다면 누가 언제 했는지 적어 두고, 동의서에 서명하기 전에 전화로 상의하세요. 기간이 늘면 부당금액과 처분 기간도 함께 커질 수 있습니다.

원장이 자리에 없을 때와 서명한 뒤

원장이 입원했거나 해외에 나가 있거나 가족상을 당했다면 서면으로 조사 연기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국내 출장처럼 이런 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면 대리자를 정해 조사가 그대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으니, 확인서 문구는 원장이 전화로라도 직접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서명했다면 확인서 사본을 꼭 받아 두세요. 그리고 그날 저녁, 기억이 남아 있을 때 조사 과정과 고쳐 달라고 했던 부분을 메모합니다. 나중에 사전통지 의견서에서 확인서와 다른 주장을 하려면 그 이유를 설명해야 하는데, 확인서에 남긴 이견과 이 메모가 그 설명의 출발점이 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알려 드리기 위한 것으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건마다 사정이 다르니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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